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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가
발행일
: 2001
년 월
7
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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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는 잃어버린 유리구두 한짝 때문에 왕비
가 되고 알리는 잃어버린 운동화 때문에 마라톤
천국의 아이들
경향과 한계
선수가 된다는 사실을 통해 결핍 부족함 도 때와
장소와 사람을 잘 만나면 재산이 된다는 사실이다.
착한 눈망울 하나로 승부하는 천국의 아이들 에
<
>
소 한 마리로 출발해 소
500
마리로 생을 마무리한
서 구두 한 켤레 잃어버린 소소한 일만 갖고도 알
정주영씨가 이미 증명해주고 저 세상으로 갔다.
리와 자라는 자신들을 둘러싼 세상의 벽이 얼마나
문제는 결핍이 때와 장소와 사람을 잘 만나기가
높고 견고한지를 실감하게 된다 말하자면 그들은
말처럼 쉽지 않다는 점이다.
잔인한 세상 에 내던져진 아이들이다 그런 면
여러분은 영화 속의 두 아이가 행복해 보입니까?
에서 그들은 자전거 도둑 에서부터 로스 올비다
<
>
<
왜 제목이
천국의 아이들 인가 궁금하다 차라
도스 루이스 브뉘엘
>(
, 1950), <
픽쇼테 헥터 바벤
>(
리 가난의 아이들 이 더 솔직한 제목 아닌가 싶다
, 1981), <
살람 봄베이 미라 네어
>(
, 1988), <
베개
보는 이들이야 귀여워라 할지 모르지만 입장 바꿔
위의 잎새 가린 누그로호
>(
, 1998)
에 이르는 수많은
그들이 되어보면 영화 속에서 그들이 행복을 느낄
영화 속에 등장했던 고통받는 아이들과 형제 사이
만한 장면이 몇개가 되더란 말인가 하긴 남들 보
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알리
기에 가난과 아이들은 서로 잘 어울리는 짝이다
와 자라는 이
거리의 아이들 과 동일한 범주에
서로 붙여만 놓으면 아무리 얘기가 엉성해도 보는
속할 수 없는 인물들이기도 하다 그건 천국의 아
<
이의 심금을 반쯤은 울려놓고 들어간다고 봐도 좋
이들 의 주인공 들 이
>
결핍 을 만회하기 위한
범죄에 빠지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
>
도 그럼으로써 수난 이야기의 일종의 희생자로 자
장 얘기만 나오면 동전 먹은 주크박스처럼 자동빵
리매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알리와 자라는 자신들
으로 눈물을 생산하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닐 테니
의 부족한 처지를 잘 알지만 그걸 정직하게 타개
해나가려 노력하는 아이들이다 이 오빠와 동생은
천국에서도 등과 등이 있을까 만약 있다면 우
1
3
부모님의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부모님을
리는 거기서도 등을 하려고 기를 쓰고 살아야만
1
조르거나 하는 옳지 않은 일을 하는 대신 한 운동
할까 만약 두 주인공 알리 와 자라 가 천국의 아
화를 서로 나눠 신는 수고로움을 감수한다 그리고
이들이 아니라 천국에서 온 아이들이라면 천국은
동생에게 새 운동화를 얻어 줄 수 있는
정당
1, 2
등이 없다고 이야기를 한다면
방법이 생기게 되자 알리는 주저 없이 그 길
어른들은 드러내놓고 등을 강요하진 않았지만 항
1
을 택한다 마라톤 대회에서 등도
1
등도 아닌 운
상 등이 되고 싶은 어른들 아니었을까 감독의 의
1
동화가 상품으로 걸린 등을 해야 한다는 것은 이
3
도가 가난함 속의 희망을 표현하려 했든 두 아이
꼬마에게
소명 이라고 불러도 됨직한 것이다.
의 에피소드로 잔잔한 감동을 주려 했든 아이들을
아이들의 생각이 이처럼 대견스러우니 그들의 투
통해 어른들이 느끼라고 한 것 같다.
명하고 큰 눈동자에 고인 눈물은 보는 이의 마음
비대하고 기름지기만 한 요즘 영화들 가운데에서
을 어떤 식으로든 움직이지 않을 재간이 없다.
기술과 돈이 아니라 이 아이들의 그것처럼 소박한
하지만 운동화 한 켤레를 나눠 신느라 죽어라 뜀
마음으로 재미를 만들어내고 또 가슴을 울리는 영
박질하는 이란의 저 아이들이 왜 천국의 아이들이
화인 천국의 아이들 은 이란영화로서는 처음으로
<
>
란 말인가 엄마는 아프고 아빠는 가난하고 신발은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르는 등
둘 앞에 하나뿐인 그들 더럽고 냄새나는 운동화
특히 서구에서 이 영화가
고요하고 미묘한 보
한 켤레를 두고 매일 심장 터지는 바톤 경주를 벌
석 이라며 호평을 받았다.
여야 하고 상을 타고도 기뻐할 수 없는 그들이
그 작은 세계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
천국의
아이들에겐 죄가 없지만 이 영화에 이런 제목을
아이들 은 영화를 만들려 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
붙인 어른들의 생각은 무엇일까 가난 앞에서 지
크고 강한 것을 무의식적으로 기대하는 오늘의 관
나치게 담담하고 동심을 지나치게 아름답게만 보
객에게 의미 있는 자극이다 자잘한 이야기를 흥미
려고 하지는 않는가?
롭게 풀어내는 능력은 아무나 보여줄 수 없는 것
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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