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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기고 들어오신다면 또 차마 억지로 막을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깊이 생각하
셔서출발을신중하게고려해움직이지는마십시오.
여러 차례 받은 고마운 편지는 하나하나 해명하려 든다면 말은 길어지고 악
언(惡言)도 담게 될 것이니 차라리 묵묵히 입을 닫아 말을 잊은 가운데 정신을
모아 번거롭게 편지를 쓸것은 없겠습니다. 만 번이나(만약) 서로 편지를 받아본
다면뜻과염원도다하고심회도다하겠지만어찌능히그럴수있겠습니까?
우러러 건강하시기를 바라고 조금씩 먼 생각을 가라앉히십시오. 그밖에도
진중하고 또 진중하시기를 바랍니다. 삼가 거듭 절합니다. 조석으로 필요한 물
건을 보내주신 것은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그대가 아니라면 제가 어찌 감히
끼니거리라도구했겠습니까?
중추16일날섬나그네가절합니다.
-남해에서유배생활을할때쓴편지다.아래세통의편지도같다.
◆안순지에게보내는편지
동풍이 더욱 거센데 지내시는 것은 어떠신지요? 저는 여전히 바다 섬에서
목숨을 부지하고 있습니다. 전번에 조석으로 쓸 물건들을 보내시면서 술에 빠
지는 일은 없으시라고 하시니 전번 편지는 과연 군색함이 심했습니다. 위로의
말을 내려주시는 것도 또한 한 번 사연을 쓰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을 터이니,
어찌 능히 넉넉하게 이어지지 않겠습니까? 그대와 나는 거리끼거나 주저할 까
닭이 없는 사이 입니다. 어찌하면 서로 편지를 주고받아 한 번 침울한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 볼까요? 나머지 심정은 모두 말하지 않는 가운데 숨었으니 잘
아시리라믿습니다.삼가묻습니다.
-원망에바다나그네가머리조아립니다.
◆안구례에게답장하여감사를표함
괴로운 심정 중에 위문의 글을 받으니 감사와 위로를 어찌 말로 표현하겠습
131)
니까. 제가 항상 죽지 못해 지내고 있는데, 이 가운데도 충경
의 일은 저 또한
일찍이 듣고서 폐하의 은혜를 감축드리고 있습니다. 지금 충암이 한라로 옮겼
131)충경(沖敬):충은충암김정이고경은미상
96│묵향의본향에서조선4대명필자암김구를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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