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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안단 말여.
그런디 동헌에 들어갈라먼 쪼끔 컸으니께 꼭 따라 들어가거든. 일곱 살인가 여
덟 살인가 그 손곡이 나이가 그렇게 들었을 땐디, 송사가 들어왔단 말여. 송사가
들어 왔넌디, 베 올리는 돌겻(베 짤 때 쓰는 십자 모양으로 된 도구)으루 메느리를
때렸넌디, 메느리가 죽었어. 그게 송사여. 그런디 수사를 헤서 지은 죄를 뭐 헐려
면 기록을 헤야 헐텐디, 이거 지금 원이 뭐라구 기록을 헤야 헐지, 갈량을 뭇허겄
단 말여. 그런디 손곡 그 양반이 허는 얘기가,
“아버지, 뭐땜이 그러슈?”
손곡이 노다지(늘) 원에 들락거리니께, 아무나 보구 아버지라구 그러는 겨.
“너는 알거 웂다. 알거 웂어.”
그러니께
“아뉴. 저 좀 일러주슈.”
자꾸 그런단 말여.
“시어머니가 베 이렇게 올리는 돌겻으루다가 메느리를 때려서 메느리가 죽었단
다. 그레서 그 돌겻을 뭐라구 기록헤야 헐지 물러서 생각중이다.”
그러니께
“아, 십자 승마목이라구 그러시쥬.”
그런단 말여.(채록자:뭐라구유?)
“아, 열 십자 아녀? 오를 승자, 삼 마자. 삼 올리는 나무여. 승마목. 그렇잖여?”
그 소리를 듣고 원이 무릎을 탁 쳤단 말이지. 원이 그 소리를 듣구서,
“너, 장래 큰 사람이 되겄다.”
그렜다넌디, 인저 참 증말루 한 자를 일러주면 열 자를 알어 듣구 그러거든. 기
맥히게 재주가 좋아.
그런디 그 전이 갈미(갈산) 김씨덜이, 저기 와룡천 물이 내려 오면, 시커먼 물이
내려 와서, 이게 손곡이 글씨 쓴 먹물이라구. 그거 붓 가지구 돌팍 바윗돌이다가
쓰구 그렜다는 겨, 손곡이. 나중에는 저 김삿갓 마냥 떠돌다가 강원도 워디 가서
자리를 잡었던 모양여. 거기 가서 인저 참 훌륭헌 선생님 노릇을 허구, 그런디 그
거, 손곡집 보면 글 읽는 것두 이런 사람 말허듯 헸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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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향토문화(洪州鄕土文化) 제36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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