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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평마을에서발굴한현대판‘만파식적’(우종실) !
람했다. 금강범람은 연례행사처럼 해마다 반복되었다. 그럴 때마
다 속수무책으로 논밭에 황톳물이 가득 찼다. 그 해에는 수침으
로 농사가 흉작이었다. 여느 해처럼 금강이 범람한 어는 여름날
농사짓던 둘째 큰아버지께서 들판에 나가셨다가 물에 떠내려 온
단소를 주워오셨다. 둘째 큰 아버지는 평소에 버들피리 부는 것
을 좋아하셨는데, 주워 오신 단소도 멋들어지게 연주하셨다. 그
때부터 그는 둘째 큰아버지께 간단한 단소연주법을 배우고 혼자
서 무작정 연습했다. 그는 지게를 지고 다니면서도 단소를 불고,
퇴비 준비하면서도 단소를 불고, 어딜 가든 단소를 지니고 다니
면서 틈틈이 불고 또 불었다.
형은 국민학교 재학 중에 일찍 혼인 했다. 국민학교를 졸업한
형은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아버지와 함께 농사를 지었다. 날
이 갈수록 아버지의 눈이 점점 더 안 좋아졌기 때문에 형이 아
버지를 대신하여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가
난한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밑으로 동생들이 7명이나 되고
보니 형도 어쩔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하지만 군대는 피할 수
없었다. 대가족을 건사하던 책임감 강한 형이 군입대를 피하려
고 부여에 있는 농업고등학교에 입학도 했지만, 그것이 군입대
를 막아주지는 못했다. 형은 만20세에 신체검사를 받고 21세에
군대에 갔다. 형의 군입대는 그의 상급학교 진학에 영향을 미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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