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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와 의례 등은 이를 잘 표현해 주고 있다. 결론에 대신하여 지금까지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볏가릿대는 짚이나 헝겊 등으로 벼·보리·조·기장·수수·콩·팥 등 온갖 곡식을 싸서 긴 장대에
매단 다음, 우물이나 마당 또는 외양간 옆에 높다랗게 세워 놓고 풍요를 기원하는 상징물로 지역에
따라 매우 다양한 형태로 전승되고 있다. 대개 음력으로 정월 열 나흗날 또는 정월 보름날 볏가릿대를
세워 이월 초하룻날 볏가리 고사를 지낸 다음 볏가릿대를 눕힌다. 명칭에 있어서도 지역에 따라 볏가
릿대·볏가리·노적가리(충청도, 전라도), 낟가릿대·유지기·농사장원기(전라도) 등으로 불리며,
한자어로는 화간(禾竿)·화적(禾積)·도간(稻竿)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현재는 대개
‘볏가릿대’
‘낟가
릿대’
란 명칭으로 통용되고 있다.
세우는 위치에 있어서도 각 지역이나 마을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 볏가릿대를 세우는 주된 목적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고 식수와 농사에 필요한 물을 충분히 공급받는데 있는 만큼 대개 볏가릿대는
우물가나 들판, 바깥마당과 안마당, 외양간 옆 등에 세운다. 볏가릿대를 세우는 주체에 있어서도 전라도
진도지역의 경우 대개 농가에서 개인적으로 볏가릿대를 세우는 반면 내포지역인 충청도 서산·당진
일대에서는 마을 공동으로 공동우물이나 들판 또는 마을 회관 등지에 세운다. 한편 서산지역의 경우
볏가릿대를 공공장소에 세우는 것 이외에 개인 농가 마당에도 볏가릿대를 세운다. 그러나 진도지역과
다른 점은 볏가릿대를 세우는 주체가 개인이 아닌 마을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볏가릿대의 생김새도 지역에 따라 다소 다르다. 대개 살아있는 소나무나 대나무를 장대로 하여
맨 꼭대기에 오곡(五穀)을 헝겊에 싸서 매달고 짚으로 주저리를 틀듯이 장대를 감싼 다음, 벼이삭이
늘어진 모양으로 동아줄 3개를 거꾸로 틀어 줄을 매어 세운다.
이렇게 세워놓은 볏가릿대는 음력 이월 초하룻날 거둔다. 이월 초하루는 머슴날이라 하여 농사가
시작되기 직전 마지막으로 한바탕 놀 수 있는 농부들의 명절이다. 따라서 이 날 부잣집에서는 머슴이나
소작인에게 많은 술과 음식을 장만해 주고 맘껏 놀 수 있도록 하였다. 이와 아울러 마을에서는 정월
보름경에 세워 놓았던 볏가릿대를 눕히고 장대에 매달아 놓았던 오곡으로 풍흉을 점치는 볏가리제
(祭)를 지낸다.
한편 볏가릿대를 세우는 시기인 음력 정월 보름과 샘은 시·공간적으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보름의 상징적 의미는
‘보름-여성-풍요'라는 의미로 연결되고, 샘의 상징적 의미는
‘샘-용수(用水)'로
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볏가릿대를 눕히는 시기인 이월 초하루는 세시풍속 상으로 볼 때
‘영등
날’
‘머슴날’
로도 불린다. 이 시점은 해동이 되고 한 해의 농사가 시작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고사의 축원 내용은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따라서 볏가릿대 눕히는
시점과 관련의례는 한 해 농사의 시작의 길목에서 풍년을 기원하는 기풍의례(祈豊儀禮)로 우리 농부들의
염원이 듬뿍 담겨 있다.
http://seosan.cult21.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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