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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정유고 발
해동에 뛰어난 선비가 있으니 토정선생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이미 선생
의 소문과 명성을 들은 이래 높이 추앙하여 흠모하였으나 선생의 언론에 대해
서는 전혀 들을 수 없어 항상 안타깝게 여기던 중 선생이 포천과 아산고을의
수령으로 재임할 시에 올린 봉사를 읽어 보니 모두 참으로 인의
의 내용
임을 알게 되었다 그것들은 모두 나라를 사랑하고 백성의 삶을 걱정하는 것
으로서 지극한 정성과 긍휼히 여기는 마음에서 비롯한 것이었으므로 그 계책
들은 한결같이 옛적 문왕
文王
의 규모에서 나온 것이었다 만일에 선생이 밝
힌 것들을 당세에 적용하여 실행했더라면 옛 성세의 다스림과 같이 안될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전에 율곡 선생은 토정선생을 가리켜 신기한 꽃이나 기이한 풀
奇 異
이라고 비유하여 선생의 자품은 비록 고상하지만 실용에는 조금 적합지 않는
것으로 파악했었는데 지금에 와서 살펴보면 반드시 그런것만은 아닌듯하다.
어쩌면 선생께서 스스로를 깊이 감추어 드러내지 않고 일부러 해학과 기행을
일삼아서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본체를 헤아리지 못하게 한 것은 아닐까?
그 당시를 고찰해 보면 대개 허자
와 이기
李忌
등이 일으킨 을사사화
乙巳士禍
명종 즉위년 에서 사람들이 무고하게 희생된 뒤 끝에 해당
), 1545,
되는데 그런만큼 어쩌면 선생은 스스로의 덕을 감추어 난을 피하려는 뜻에서
그러한 행적을 보인 것은 아닐는지 송의 요부
堯夫
의 시호는
와 같은 당세의 으뜸가는 인재였으나 평생동안 초야에서 묻혀 지내고 말았으
니 어찌 천고의 한스러운 일이 아니리오 선생의 저술은 집안에 남겨진 것이
없고 전해오는 것들에서 얻은 것이 겨우 수련에 지나지 않으나 글자마다 후
학들의 지침이 되지 않음이 없다 슬프도다 선생의 가언선행
嘉 善
이 세
상에 모두 전해지지 않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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