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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착함을 숭상하면 배움에 힘쓰고 도를 구하기에 시간을
보낼 짬도 없을 터인데 어찌 어지럽고 문란해져 도를 망칠까 걱정할 필요가 있
겠습니까? 그런 뒤라면 비록 그들에게 진한 술을 마시게 하고 삶은 고기를 권
해도 오히려 그 분수를 넘거나 절도를 벗어나지 않을 것인데, 술 빚는 일이 끊
어지지않고곡식이바닥나는일따위를또어찌염려하겠습니까?
그러나 제가 일찍이 지금의 세태로 말미암아 지금의 풍속을 살펴보니 질병
은 거의 고질병이 되어 썩은 나무에는 무늬를 새길 수 없는 꼴이라 진실로 위에
있는 사람이 시간을 아끼면서 이를 시행하려는 뜻을 더하여 배움에 힘써 마음
을 밝히려고 하지 않고 돌아보아 구구하게 법령으로만 이를 바로잡으려고 합니
다. 그러니 법령이 나가면 간사한 무리들이 나오고 법령이 하달되면 거짓이 기
승을 부리는 것이 마치 섶을 짊어지고 화재를 진화하려 하고 펄펄 끊는 물에 뜨
거운물을부어식히려고하는것이니결코보탬이되지않을것입니다.
101)
102)
양웅
이 말하기를“정나라와 위나라의 퇴폐한 곡조는 기
에서 비롯되었
103)
지만 역시 소소
에까지 이르지는 못할 것이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좋은
법률과 아름다운 정치는 지난 왕조의 퇴폐한 풍조를 거쳐 온 뒤로 바뀌어 진 나
라나 수나라의 형제와 같이 되었으니, 요컨대 국가를 다스림에 있어 고치고 교
화시키며개혁하고시행할뿐입니다.
옛날에 무왕이 일개 누이의 나라로써 주 임금의 악행에 물들었지만 오히려
열심히 권유하고 깨우쳐 잘못을 고치게 했으면서도 이루지 못할까 걱정했습니
다. 하물며 지금 국가는 사방의 나라들과 둘렀으면서 하나의 누이의 나라가 되
었습니다. 그러니 주상전하께서 정성스럽고 간절하게 가르치신다면 어찌 주나
라 무왕의 치세 이후를 사는 사람들이라 하여 능히 되지 않겠습니까? 제 생각
이 이와 같으니 다행이 과거를 맡은 선생께서 혹여 옳다고 여기셔서 주상전하
께도아뢰어주신다면참으로다행함을이길수없겠습니다.
101)양웅:기원전53~기원후18년.전한촉군성도사람.자는자운이다.
102)기:순임금때의약관
103)소소:순임금때의음악이름
86│묵향의본향에서조선4대명필자암김구를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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