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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맑지 못하면 본원에 병이 되고 욕심을 버리지 못하면 물욕에 빠지게
되니 사람이 비록 조신하려고 밖으로 힘써서 스스로 현인인체 하나 티끌과
더러운 것이 날로 속에 쌓여 마침내 천리가 멸하고 사욕이 팽창할 것이니 그
렇다면 세 선생의 도학은 가히 지극히 긴요하다 말할 수 있고 조선생 또한 가
히 잘 보고 잘 배웠다고 말할 수 있도다.
대저 네 선생이 사람은 같지 않으나 도학은 같아서 함께 세상에 서로 빛나
국가에 크게 이름을 울렸으니 어찌 아름답지 않은가 세상에서 선생을 일컫는
사람이 혹은 조롱하기도 하는데 선생이 재주가 높고 기품이 청렴하여 항상
사물에 초연하여 혹 법도와 규범에 초탈하므로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이 은을
무쇠인 줄 아는 것인가?
오직 율곡 선생은 선생을 기화이초
奇 異
에 비유하셨는데 어찌 맞지 않
는 말씀을 하셨겠는가 선생이 평생 저술을 좋아하지 않으시어 지금까지 보
존된 약간편은 대게 부득이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제 현손 필진과 정래
와 외현손 조세환이 협동하여 모아서 겨우 한 책을 이루었다 그러나 봉황의
한 깃털을 보아 족히 오채의 무늬를 알 수 있으니 그 근본을 소급하면 모두
청심과욕 속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아아 세상이 쇠퇴하고 도학이 미약해져서 이욕에 어지럽게 끌리는데 오직
이 네 글자 청심과욕
淸心寡慾
가 이로 말미암아 세상에 밝혀져 학문에 뜻이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탁연히 세속에 누가 되지 않게 하면 가히 격물 치지와
조존 함양에서 실천하고 확충하여 날마다 고명하고 광대한 경지에 이르게 될
것이며 조정에 벼슬하는 사람도 또한 가히 청렴함을 기르고 부끄러움을 멀리
하여 인 에 뜻을 두고 의 를 행하여 한결같이 일을 부지런히 하며 백성
을 보살피고 애군우국으로 도리를 삼아 감히 사욕을 채울 뜻을 품지 못한다
면 그 세교에 만에 하나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것이 내가 여기에서
바라는 뜻이지만 감히 속인과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후학 은진 송시열은 삼가 발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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