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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니다. 오호라! 우 임금과 위무왕의 훌륭한 덕으로 재앙을 뉘우치는 일에 극
진하게 대비하는 것이 깊고 컸으니, 어찌 사람에게 해가 없고 나라에도 해가
없으니 괜찮다고 핑계를 댈 수 있겠습니까? 또 어찌 덕으로도 능히 교화할 수
없고, 교화가 능히 아랫사람들 까지 이끌 수 없어 그런 것이라고 변명할 수 있
겠습니까? 진실로 술로써 예를 갖출 때 필요한 물건으로 쓰고 나이 많은 분들
을 받들며 신명을 받들고 손님을 접대하는 도구로 쓰니 감히 끊을 수 없을 뿐
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말하기를 손님과 주인이 여러 가지 예를 행할 때 술을 세 번
돌린다 하고, 또 말하기를 하루 종일 술을 마셔도 감히 취하지 않는다고 말합
니다. 요컨대 사람이 술을 마시는 것에도 때를 두고 쓰는 것에도 절제를 두면
본성이 난폭해지고 감정을 촉발시키는 데 까지는 나가지 않을 뿐이라는 것입
니다. 그런즉 성인께서 술을 쓰지 않을 수 없는 것을 아셨고, 또 술을 금하지
않을 수 없는 것도 아셨기 때문에 비록 인재를 쓰는 사이에도 금지하는 일을
두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무릇 술을 따를 때 상(觴)을 쓴 것은 몸이 상할
까 경계한 것이고, 몸을 조아릴 때 치(?)를 쓴 것은 그 위험함을 경계한 것입
니다. 이것은 모두 사람들이 그 술잔을 잡고 그 술을 입으로 마시게 하는 것이
니, 환란을 생각해서 어떻게 하면 이것을 미리 막을 수 있는지 알았던 것입니
다. 그러니 술을 금지시키는 방법은 대개 모두 그 마음을 먼저하고 그 재앙을
뒤로 하면 될 것으로, 그 재앙이 비록 일어나기 쉽다고 해도 그것을 구제하는
일이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호라! 세상이 쇠미해지고 도마저 미미해지는 데다 사람의 마음도 옛날과
같지 않으니 폭군과 용렬한 군주의 무리도 마음을 기르는 도와 재앙을 없애는
근본을 알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앞과 뒤가 모두 패망하니, 다 술이 빌
미가 된 것입니다. 주지 했던 걸(桀)이나 술에 절어 산 주(紂), 주색에 탐닉했
94)
95)
던 한나라의 성제
, 음악과 기녀, 술로 방종했던 진후주
에서부터 수나라의
96)
양제와 당나라의 명황
에 이르기까지 술을 너무 좋아해 마치 같은 바퀴자국을
지난 것처럼 재앙을 부르지 않은 이가 없었습니다. 이와 같은 무리들은 비록 좌
97)

를쥐고서헤아려본다고해도그죄악과책임을따지기에부족할것입니다.
94)성제:기원전52~기원전7년.유오.전한의황제
95)진후주:533~604년진숙보.자는원수,남조진나라선제의맏아들,진나라마지막군주.
96)명황:당현종을달리부르는말.
97)좌계: 둘로 나눈 부신의 왼쪽의 것. 하나를 자기 손에 두어 좌계로 다른 것을 상대에게 주어 우계로
삼았다.
2장_3.자암집제2권│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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