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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물론 기득이와 풍순이까지도 행복감에 젖어 있었다 그들은 하루하루 살아가는 재
미를 느꼈다 이대로 몇 년만 지나면 큰 부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남들 못지않게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 “
빨리
5
기득이는
이런 생각을 머릿속에 다지면서 밤 낮을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일을 했다 정말
5
면 웬만한 부자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때 백제의 문주왕은 부왕인 개로왕이 고구려 군
사들한테 참패하여 피살된 것을 복수하려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젊은이들은 모두 병정으로 징
발하였다 기득이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다 기득이는 눈물이 핑 돌았다 그처럼 물불
가리지 않고 일을 하여 이제 몇 년만 지나면 남들처럼 살게 되는데 그걸 못이루고 군대에
가니 야속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라에서 하는 일이라 할 수 없었다
. “
나라에서 하는 일이
라 할 수없이 가지만 곧 돌아 올테니까 염려말고 기다려
기득이는 눈시울이 뜨거워서 똑바
로 바라보지 못하는 풍순이를 보고 이렇게 한마디 남겨놓고 훌훌 집을 떠났다 풍순이는 늙
은 시아버지와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가끔 뼈아프게 마음
이 아픈일이 있어도 남편이 돌아온다는 희망아래 참고 견딜 수 있었으며 흉년이 들어 배고
품을 참고이기는 것도 기득이가 돌아온다는 희망아래 참고 견딜 수가 있었다 그러나 그처
럼 믿고 의지하고 기다렸던 남편이 죽어서 돌아왔다 풍순이의 슬픔은 말할 수 없었다 하
늘이 노랗게 보였다 그러나 풍순이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시부모를 공경했다 그동안 몇해
는 남편이 벌어놓고간 재산으로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남은 것은 없는데다
일할 사람도 없으니 앞이 캄캄했다 게다가 몇 년간 흉년이 거듭들어 죽을 먹기도 힘이 들
었다 품팔이라도 하고 싶었으나 흉년이 들어서 일할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무
엇보다도 늙은 시부모를 굶기는 것이 더없이 가슴아팠다 풍순이는 이웃마을에 가서 죽이라
도 한사발 얻으려고 집을 나섰다 바람이 살을 에일 듯이 불었다 이해 따라 왜 그처럼 날
씨조차 추운지 그는 자리에서 꽁꽁 얼어 붙는 것 같았다 풍순이는 손을 비벼대며 이웃 마
을에서 집집마다 동냥을 하였지만 죽 한그릇 얻을 수가 없었다 그는 추운 방에서 자기만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시부모를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면서 돌아
오려니 길가에 개가 먹고 토한 보리밥이 있었다 그는 그것을 담아다 깨끗이 씻어 밥을 지
어 시부모에게 드렸다 살기 위해서는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갑자기 뇌성벽력이 진
동했다 풍순이는 시부모에게 드린 밥이 불순했던 것을 깨닫고 불효한 죄를 벼락으로 벌해
달라고 하느님께 빌었다 그러자 뜻밖에도 하늘에서는
효녀 너에게 선물을 주노니 부모님
을 모시고 잘 살아라 하는 소리와 함게 그의 집에 금은보화를 가득 담긴 상자를 떨어 뜨렸
다 그는 그것으로 잘 살수 있었다 그뒤 풍순이와 기득이의 이름 첫 자를 따서 그곳을
기리 라고 불렀다고 한다 구연자
정영숙
온천동 설화 36
온양 온천수에 얽힌 전설
옛날 온양에 가난한 절름발이 노파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에게는 삼대독자인 외아들이
있었다 재산도 없는 절름발이이고 보니 살기는 어려웠으나 노파는 어서 빨리 아들을 키워
대를 잇게 하려는 희망 속에서 살았다 아들이 나이가 들자 혼처를 구하려 했으나 모두들
가문도 없고 재산도 없는데다 절름발이인 시어머니에게는 딸을 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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