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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진과 산성의 이 같은 역사적 기능을 잘 말해주는 것이 태조 16년(934) 5월 6일(양력
속되어 예산은 군사적 거점 성격의 ‘예산진’으로 발전하였다. 고려 초 예산진의 치소가 바로
6월 20일), 왕건의 예산진 행차이다. 예산진에 행차한 태조 왕건은 여기에서 대민교서를 발
무한성(예산산성)이었고 따라서 태조 왕건이 행차한 ‘예산진’의 현장이 바로 예산산성이었
표하였다. “너희들은 나의 훈계하는 말을 잘 준수하고 나의 상벌을 잘 청종하도록 하라. 죄
던 것으로 추정된다. 왕건의 예산 행차로부터 500년 뒤, 조선의 태종이 방문하여 머물렀던
있는 자는 벌이 자손에게 미칠 것이며 공이 많고 죄가 작으면 상벌을 헤아려 행할 것이다.”
예산의 현장이 ‘무한성(예산산성)’이었다는 사실도 이 같은 추정을 뒷받침한다. 조선 태종의
태조 16년(934) 5월, 고려의 후삼국 통일 1년을 앞둔 시점이다. 예산에서 발표한 것이지
예산 방문은 태종 16년(1416) 2월의 일이었다. 예산 역사에서 차지하는 예산산성(무한성)의
만 그것은 미래의 통일 고려왕국 전 국민에게 선언하는 태조의 대민책을 정리한 것이라 할
특별한 의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수 있다. 무엇보다 이 태조의 대민 교서는 오랫동안 전란과 노역, 가혹한 세금으로 끝없는
고통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던 백성들에게 새 시대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었
3.가야산은내포의중심
다. 백성들에 대한 새 시대의 희망의 메시지를 무엇보다 예산진에서 발표하였다는 것은 각
별한 의미를 갖는 역사적 사건이다. 예산진에서의 교서 발표 얼마 후(9월) 태조 왕건은 홍주
를 쳐서 완전히 그 지배하에 두었다. 이 성공은 2년 후 936년 후백제를 마지막으로 제압하
해발 678m의 덕산 가야산은 내포 지역의 중요한 중심 포인트이다. 이중환의 『택리지』에
고 삼한 통일의 대업을 완수하는 기초가 되었다.
서 “가야산의 앞뒤에 있는 10고을을 함께 내포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가야산 서쪽’의
660년 당 소정방의 군이 삽교천을 이용하여 임존성에 접근할 때 예산산성(무한성)은 그
보령·결성·해미, ‘가야산 북쪽’의 태안·서산·면천·당진, ‘가야산 동쪽’의 홍주·덕산·예산·
뱃길의 관문이었다. 삽교천과 관련한 무한성의 이 같은 특별한 방어적 기능은 이후에도 지
신창이 내포에 속하는 지역이라 하였다. 가야산이야말로 ‘내포’의 중심인 것이다. 예산 가야
산이 이 같은 상징성을 갖는 이유는 가야산이 백제 이래 내포 지역의 정신적 구심점의 역할
을 해왔기 때문이다.
가야산의 이름은 삼국사기에 ‘가야갑악(加耶岬岳)’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한다. 통
일신라시대에는 전국의 주요 산천에 대한 국가적 제사 제도를 정비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대사, 중사, 소사의 삼사 제도이다. 이에 의하면 가야산(가야갑악)은 지리산, 태백산, 계룡산
등과 함께 ‘중사’에 포함되어 있다. 이 국가적 제사의 전통은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 계속
되었으며, 아마 백제 이래의 전통인 것으로 추측된다.
가야산이 불교 문화의 중심 공간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명산 가야산 인근에는 백제시대
에 이미 수덕사가 건립되어 있었다. 가야산 줄기 덕숭산 중턱에 자리한 수덕사는 고려 후기
1308년 건립된 대웅전 건물이 지금도 그 예술성을 자랑하고 있다. 내포의 중심 공간인 가야
산에 많은 절들이 이후 들어서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가야산을 대표하는 사원이 바로
가야사이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의 발굴조사 결과 절터에서 ‘가라갑(加良岬)’이라는 절 이
름이 적힌 기와가 출토된 바 있다. 이에 의하여 처음 절 이름은 ‘가야갑악’이라는 이름대로,
[그림2]934년태조왕건의역사현장,무한성(예산산성)원경
‘가야갑사’ 또는 ‘가라갑사’라는 이름이었음을 알 수 있다. 절 이름을 ‘가야갑사’라 한 것은
2.지리와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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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의뿌리예산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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