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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술의 쓰임도 역시 큽니다. 대개 술의 됨됨이가 제사에도 필요하고
친족을 화합하게 하는데도 필요하니 여러 가지 의례를 치룰 수 있게 하고 군신
간의 연회를 열 수 있게 해주는데, 어찌 영원히 끊어버리겠으며 어찌 완전히 쓰
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저 음양과 풍우, 회명(어둡고 밝은 것)은 하늘의 여섯
가지 기운입니다. 무릇 사람의 기운이 지나치면 질병을 부르게 되는데 의사는
여섯 기운이 질병을 부르는 원인이라면서 음양과 풍우, 회명이 없어지면 질병
도없앨수있다고말합니다.
그러나 이런 의사는 의사 가운데서도 졸렬한 축에 속합니다. 때문에 몸을
지키는 일은 나에게 있는 것이지 질병이 여섯 기운 안에 있는 것은 아니고, 마
음을 기르는 일도 나에게 있는 것이지 재앙이 술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구차
하게 술에게로 허물을 돌리고 자기 마음으로 돌리지 않아서 그저 일어나기 쉬
운 것만 걱정하고 구제하기 어려운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면 본성을 없애고 몸
을 망치면서 병을 불러들이고 재앙을 부르는 데 들지 않을 사람이 거의 드물 것
입니다. 옛날의 명군들이 마음으로써 아랫사람들을 인도하고, 옛날의 좋은 선
비들이 마음으로써 그 몸을 길었던 것이 어찌 이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어두운
군주와 용렬한 사람이 나라를 망치고 집안을 거덜 냈던 것도 어찌 이 때문이 아
니겠습니까?청컨대물음이미치는바를밝혀말하겠습니다.
90)
우선 원시 시대를 살펴 멀리 현풍
을 보면 풍속과 백성들은 소박하고 순박
해서 제도가 갖추어지지 않았어도 땅의 마땅함에 순종했습니다. 물로서 술을 빚
91)
으니당우와하우씨가이를가지고제사에바치는용도로삼았는데,의적
에이
르러 맛좋은 술을 빚었습니다. 은나라를 거쳐 주나라로 바뀌었어도 술과 함께
하지 않은 적이 없어으니, 그 근원을 가히 거슬러 올라가 살필 수 있습니다. 맹
자가 맛좋은 술을 미워한 글을 읽으면 우 임금이 재앙을 염려한 것이 컸고,
서>에서 편을 읽으면 무왕이 재앙에 대비한 것이 깊었습니다.『시경(詩
經)』에서의시를읽으면위무왕이재앙에대해뉘우치고있으니,이를통
해서 징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술 마시는 것을 미워했다는 글은 에
92)
93)
보이고 주인
의 직책은 주관에 실려 있습니다. 저 강작
에 술을 따른다는 구
절이 자경의 시에 실려 있으니, 능히 그 근원을 끊어버리지 못했던 것도 명백
90)현풍:도교(道敎)에서말하는현천(玄天)의바람.
91)의적:전설에나오는하우때술을잘빚던사람.처음술을빚었다고한다.
92)주인(酒人):옛관직이름.술을빚는일을관장했다.
93)강작:비어있는술그릇.
82│묵향의본향에서조선4대명필자암김구를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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