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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못했으니 어인 까닭인가? 이후 세상의 군주들 가운데도 술로 패망한 이들
이많았는데,일일이헤아려서말할수있겠는가?
삼가 생각하니 우리 왕조의 군주들도 대대로 술을 경계로 삼으니, 세종대왕
은 글을 지어 대외에 공표하기에 이르렀는데, 앞서의 세 성인(우 임금과 무왕,
위무공)의 견해와 다를 것은 없지만 이후의 술을 숭배하는 것은 지금이 더욱 심
해졌다. 때로는 완전히 술독에 빠져 일마저 접어버렸거나 때로 미혹하고 문란
해져 덕을 망치기도 했으니, 비록 농사가 흉년인 때를 만나 금지령을 내리고 막
았어도 여염에서는 술을 빚는 일이 그치지 않아 곡식이 거의 바닥이 날 지경이
되었다.이에이를구하고자하니그방법은무엇이겠는가?
대답합니다.
89)
과거를 담당한 선생께서 춘위
에서 문제를 냈는데, 특히‘술의 재앙’으로
물으셨습니다. 먼저 역대의 일들을 거론하시고 현재 사정까지 이르러서 폐단
을 구할 방법을 듣고자 하시니 제가 비록 배운바가 없지만 어찌 입을 다물고 있
어 두터운 바람을 저버리겠습니까? 가만히 말씀드리니 세상에는 쉬운 재앙도
있고, 구제하기 어려운 재앙도 있으니, 일어나기 쉬운 재앙은 물건의 재앙이고,
구제하기 어려운 재앙은 마음의 재앙입니다. 구제하기 어려운 것을 먼저 해결
하고 일어나기 쉬운 것은 뒤로 돌려야하니, 마음의 재앙을 먼저 시작하고 물건
의 재앙은 마지막에 처리해야 합니다. 때문에 나무에 병이 생기면 벌레들이 끼
게 되고, 젓갈이 쉬게 되면 구더기가 스는 것입니다. 그러니 술의 재앙이 어찌
마음에서일어난재앙이아니겠습니까?심합니다.술의재앙이여.
무릇 사람에게는 떳떳한 본성이 있는데 술이 이를 해치고, 질서가 있어 오
륜이 있는데 술이 이를 무너뜨리며, 체제로서 온갖 일들이 있는데 술이 이를 없
앤다면 술은 바로 본성을 죽이는 도끼와 같은 것입니다. 성현으로서 들어간 사
람도 바보가 되어 나오고, 총명한 상태에서 들어간 사람도 흐려져서 나오며, 강
직하게 들어간 사람도 나약해져서 나온다면 술은 바로 마음을 공격하는 입구가
될 것입니다. 천하 사람들 가운데 누구든 술이 사람에게 재앙을 입히니 영원히
끊어야하고, 술이 사람의 체모를 잃게 하니 다시는 써서는 안된다고 말하지 않
겠습니까?그러니술의재앙이야말로큰것입니다.
89)춘위(春?):당나라와송나라때예부에서보이던봄철의과거시험
2장_3.자암집제2권│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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