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823페이지

815페이지 본문시작

태안군
813
그녀는시집갈때까지점심을먹은게드물었다고회상했다.그래서4남4녀의맏딸인그녀
는 어린 시절 일찍이 갯것을 하러 바다에 나갈 수밖에 없었다. 조개를 긁고, 굴을 찍어 살림
을 보탠 그녀는 스물세 살에 태안군 근흥면 마금리 총각 ‘성인경’과 중매로 결혼했다. 신랑
나이는 한 살 많은 스물네 살이었다. 마금리는 ‘근소만’에 인접한 마을로 파도리와 바다를
사이에두고마주보는갯마을이었다.
그녀의 시집살이는 순탄치 않았다. 남편 성인경은 1944년생으로 4형제 중 셋째였다. 시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고 경제권을 쥐고 있는 시어머니와 같이 살았다. 그녀는 신혼 때부
터정신질환을앓는손위시숙때문에숱한맘고생을했다.시숙은군대에서사고로충격을
받아 정신이 이상해져 툭하면 새댁인 그녀에게 물을 끼얹거나 폭행을 일삼았고 칼을 겨누
거나 쇠스랑 같은 연장을 들고 쫓아다니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어머니는 그 아들
을 무조건 감쌌다. 10여 년 동안 그런 힘든 환경을 참고 살던 그녀는 결국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아이들을 놓고 며느리가 집을 나간다고 하자 그때야 시어머니가 정신질환을 앓
던아들을요양원에보내면서그녀는마음고생을덜게되었다.
눈감고도하던갯것
시댁 식구와의 불편은 해소됐으나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에 김의자 씨의 고단한 삶은 계
속됐다. 어려서 지겹도록 바다 일했기에 시집은 갯것을 하지 않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그러
나 운명은 그녀를 갯마을에 묶어 놨다. 그녀는 시집와서 1년 동안 조개를 잡으러 가지 않았
다. 그러자 시어머니가 못살게 굴기 시작했다. 결국, 시어머니의 등쌀에 젖먹이 큰딸을 떼어
놓고 거리가 6km가 넘는 갯벌에 나가 조개를 잡기 시작했다. 친정 파도리에서 어려서부터
했던 일이라 그녀는 남들보다 조개를 많이 잡았다. 하루에 네 바구니(60kg)씩 긁어 날랐다.
그제야시어머니얼굴이펴졌다.잡아온조개는까서젓을담거나말렸고,시어머니가태안
읍내를 다니면서 팔았다. 당시 마금리는 어촌계가 조직되지 않아서 누구나 능력껏 조개를
긁었다. 그녀가 한사리 일주일 동안 담근 조개젓은 100 됫박이 넘는데 무게로는 100kg나
되었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그녀는 그때나 지금이나 자기가 마금리에서 조개를 잘 긁는
선수라며웃었다.

815페이지 본문끝



현재 포커스의 아래내용들은 동일한 컨텐츠를 가지고 페이지넘김 효과및 시각적 효과를 제공하는 페이지이므로 스크린리더 사용자는 여기까지만 낭독하시고 위의 페이지이동 링크를 사용하여 다음페이지로 이동하시기 바랍니다.
상단메뉴 바로가기 단축키안내 : 이전페이지는 좌측방향키, 다음페이지는 우측방향키, 첫페이지는 상단방향키, 마지막페이지는 하단방향키, 좌측확대축소는 insert키, 우측확대축소는 delete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