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6페이지

6페이지 본문시작

경우처럼 무당이 일부 제의 절차에 참여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볏가릿대는 풍년을 기원하는
18)
농경의례로써 물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에 제의에 앞서 물의 풍부함을 기원
하는 의례를
행하기도 한다. 즉 제의에 앞서 풍물을 치면서 맑은 물을 그릇에 담아놓고
“뚫어라! 뚫어라! 물구녕만
뚫어라”
라고 고사소리를 한다. 그럼으로써 일년 내내 물 걱정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기원한다.
한편 볏가릿대와 관련하여 많은 숨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정월 대보름날이 되면, 아침 일찍 집안
어린애로 하여금 볏가릿대 주위를 돌면서 풍년을 들게 해 달라는 말을 해가 뜰 때까지 노래로 부르게
한다. 볏가릿대를 거둘 때에는 짚단 안에 넣었던 곡식이나 나뭇가지에 매달았던 곡식을 찧어서 떡을
만들어 먹는다. 떡의 크기는 손바닥만하기도 하고 새알심만 하기도 하며, 떡 안에 콩이나 팥으로 소를
만들어 넣기도 한다. 이런 떡은 집안 식구끼리 먹지만 머슴이나 하인에게도 나누어준다. 그러나 이웃
집에는 나누어주지 않는다.
볏가릿대를 헐기에 앞서 섬이나 가마니 같은 것을 가져다 곡물을 넣는 시늉을 하면서 큰 소리로
「벼가 몇 만 석이요」
「조가 몇 천 석이요」
「콩이 몇 백 석이요」
「팥이 몇 십 석이요」
하고 소리쳐 마치
많은 수확을 거둔 것처럼 멋대로 외친다. 그러면 그 해에 풍년이 들어 많은 수확을 거두게 된다고 한다.
한편 볏가릿대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금기(禁忌)가 요구되기도 한다. 볏가릿대를 세우는 날에는
키가 작은 사람은 남의 집 방문을 삼가야 한다. 볏가리를 만든 14일에 찾아오는 손님의 키가 작고 크고에
따라서 그 해 농작물의 성장이 결정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즉 키가 큰 손님이 오면 오곡이 모두 크게
잘 자라지만 키가 작은 손님이 오면 곡물도 왜소(矮小)해져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또 이 날 여인이
아침 일찍 찾아오면 재수가 없다고 전하므로 여인들의 외출은 가급적 피한다.
5. 맺음말-서산지역 볏가릿대 신앙의 특징
농사는 해마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주기성을 지닌다. 이러한 주기성을 바탕으로 농경세시는 반복
적으로 이루어진다. 농사가 생산과정에 따라 주기성을 띠고 있음에 따라 그에 따른 의례도 내용을
달리한다. 연초에는 대동으로 풍년을 기원하고, 성장기에는 농신(農神)에게 성장의 촉진을 기원하고,
또 수확기에는 조상과 여러 신들에게 감사의 예를 올린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볏가릿대 행사는 연초에
풍년을 기원하는 기풍의례(祈豊儀禮)이다. 즉 볏가릿대 세울 때의 시기와 장소, 볏가릿대 눕힐 때의
18) 서산시 지곡면 장현 2리의 경우
2011_08

6페이지 본문끝



현재 포커스의 아래내용들은 동일한 컨텐츠를 가지고 페이지넘김 효과및 시각적 효과를 제공하는 페이지이므로 스크린리더 사용자는 여기까지만 낭독하시고 위의 페이지이동 링크를 사용하여 다음페이지로 이동하시기 바랍니다.
상단메뉴 바로가기 단축키안내 : 이전페이지는 좌측방향키, 다음페이지는 우측방향키, 첫페이지는 상단방향키, 마지막페이지는 하단방향키, 좌측확대축소는 insert키, 우측확대축소는 delete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