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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공주가꾸기 | 아름다운 간판
작은 간판으로 공주를 아름답게
국민소득 2만불 시대에 우리의 생활환경은 점점 윤택해지고 있다.
그러나 도시 속에서 접하는‘시각환경’
은‘요란하다’
는 데 큰 문제점이
있다. 이 문제의 출발은 바람직하지 못한‘불법간판’
에서 비롯된다.
간판의 난립은 도시의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건물의 수명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번 호부터 공주문화원에서는 금강뉴스와 공동으로
‘아름다운 공주 가꾸기’
캠페인을 개최, 연속적으로 연재할 계획이다.
첫 번째로‘아름다운 간판’
을 기획하면서‘아름다운 간판상’시상도
계획 중에 있다. - 편집자 -
나태주 시인의
아름다운 간판 이야기(1)
미소담 치과
간판은 기관단체나 사업소의 얼굴이고 명함이다. 남에게 제일 먼저 내보이는 부분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간
판에 신경을 쓴다. 자기네들의 간판이 다른 사람들 눈에 잘 띄기를 바란다. 될수록 튀는 색깔과 글씨로 만들고
싶어한다. 그리고 거는 자리도 사람들 눈에 잘 띄는 공간을 선택하고 싶어한다.
우리들의 경우, 다른 무엇보다도 간판의 크기가 문제가 되는 것 같다. 무조건 크게 만들고 보자는 식이다.
커도 너무나 크다는 생각이다. 그러다 보니 거리는 온통 울긋불긋한 간판들로 도배를 한 느낌이다. 너도나도
크게 크게만 발돋움하다보니 간판의 수풀이 되어버려 오히려 변별력이 생기지 않는다. 그게 그것인 것만 같
다. 이는 마치 소음 경쟁과 같다. 한쪽에서 큰 소리로 말하면 다른 쪽에서도 큰 소리를 내게 되어 있다. 그러면
반대쪽의 소리는 더욱 커지게 된다. 점점 큰 소리는 확대 재생산으로 나간다. 오늘날 우리들의 간판들이 마치
그런 모양새들이다.
이런 사정은 공주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번화한 거리만 나섰다 하면 보이는 건 오직 간판들뿐이다. 간판
의 수풀이다. 비어있는 공간이라고는 없다. 어지럽다.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왜들 이리도 크
기에만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이건 마치 허기와 같다. 빈 깡통의 소리가 요란하다는 말이 있는데 지나치게 과
장된 간판들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다.
조금은 허탈한 심정으로 거리를 가다가 괜찮은 간판 하나를 만났을 때의 반가움은 자못 크다. 공주 시내의
사거리. 공주고등학교 쪽에서 금강 쪽으로 내려오다가 옥룡동 방향으로 신호를 받고 꺾어져 가다가 오른쪽 거
리는 병원의 거리다. 거기서 예쁜 간판 하나를 발견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미소담 치과>. 예전 <이재필 치과>의 바뀐 이름이다. <미소담>이란 말은 무슨 뜻일까? ‘작은 웃음’(미소)
이란 말과‘이야기’(談) 나‘샘물’(潭)을 뜻하는‘담’이란 말이 합성된 것일까? 뜻이야 아무래도 좋다. 미소
담, 미소담, 자꾸만 소리내어 부르다보면 얼굴에 정말 미소가 흐를 것만 같고 입술이 부드러워질 것만 같다.
색깔이며 모양, 그러니까 디자인도 독특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어서 좋다. 녹색 바탕에 흰 글씨인데 모양
을 크고 작은 타원형 두 개가 만나서 하나를 이루었다. 땅콩 모양이라 그럴까 탁구채 모양이라 그럴까.
길거리를 가다가 고개를 들어 이런 간판 하나 만나게 됨도 하나의 기쁨이요 신선함이다. 마치 목마를 때, 사
이다 한잔을 마신 느낌이다. 그러고 보면 이런 간판을 내걸고 있는 주인은 길거리를 가는 사람들에게 끝없이
좋은 것을 제공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불교식으로 말한다면 보시(報施)하는 사람인 것이다.
글/나태주 시인
MAR/APRㆍ
200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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