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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관산
만리밖타향에서
70)
정부
의아픈심정을더한것같구나.
넓은문을오랫동안닫아걸고
진후의꿈은몇번이나깨었나?
깊으로만든부채처럼은혜가옅어지니
반희의원망을그누가알겠는가?
송옥의마음속으로들어간듯하니
초목이변해시드는것에슬퍼하노라.
반랑의귀밑털위로
서리와눈이이미내린것을탄식하네.
하물며뜻있는선비가깊이근심하면서
십년이나칼을써보지못한것같구나.
가벼운추위속에놓인사람이
옷을받을때가이미지났는데
머리카락이변해빗질을하니새로머리가하얗고
용모는거울속오랜연지마져바랬으며
바람과먼지가거세게몰아쳐서
마음과뜻이괴로워꺽이고손상되었네.
굶주린송골매가구렁속에있으니슬프고
늙은천리마가말구유에엎드렸으니안타까워라.
귀뚜라미소리를듣더니벌떡일어나서
뜻은천리밖과푸른하늘에두었네.
비록그렇지만
소리란것은소리있는것에뜻이있는것은아니니
71)
다만조화
를느껴서서로믿는것이지.
조화또한능히소리없는것으로하여금소리있게할수는없네.
마침서로놓이게되어양자가서로부르는것이지.
기운이이르면느끼게되고
사람과물건이하나가되네.
69)관산:중국북방변경에있는산.
70)정부(征夫):행역에나선사람.또는출정한사병.
71)조화:자연세계를창조한사람.또는자연이창조하거나화육함.
2장_3.자암집제2권│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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