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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보려하였는데 이웃에서 과거에 합격하여 잔치를 베푸는 것을 보고 마
음속으로 천하게 여겨 도리어 그만두었다 후에 비록 과장에 들어갔으나 글을
쓰지 않고 썼어도 내지 않으니 사람이 그 까닭을 힐난하자 말씀하시기를 사
람마다 각각 좋아하는 것이 있는 법 나는 스스로 이것을 즐거워하여 그만두
려해도 그만둘 수 없다 하니 대개 사람들을 조롱하고 비웃은 것이다
하루는 우리 선인에게 말씀하시기를 제가 처가의 운세를 보니 길한 기수가
없어 떠나지 않으면 화가 장차 저에게까지 미칠 것입니다 하고 처자를 거느
리고 서쪽으로 가셨는데 익년에 과연 화가 생겼다 이미 돌아오시어서는 선산
이 바닷가에 있으므로 먼 훗날 조숫물이 덮칠까 두려워하여 장차 제방을 쌓으
려하니 수천석 곡식의 비용이 아니면 불가능 하므로 어염의 장사로 이윤을 취
하여 하지 않는 것이 없었다 그러나 소득이 있는 것을 혹은 불태우기도 하고
혹은 산같이 쌓아놓았으면서도 처자가 굶주린 기색이 있었다 배를 만들어 바
다를 평지와 같이 향해하여 모든 국내 산천을 아무리 먼 곳도 가지 않은데가
없고 아무리 험한 곳도 가지 않은데가 없어 혹은 몇 해를 가신 곳을 알 수 없
는 때도 있었다.
평생동안 우애에 돈독하여 스스로 멀리 떠나지 않아 일찍이 하루도 따로 거
처하지 않았다 제사에 정성을 극진히 하고 주문공의 가례대로 다 따르지 않
고 선친 섬기기를 살아계신 부모 섬기듯 하였고 사람을 접할 때는 봄볕같이
따스하고 스스로의 최신은 천 길 절벽 위에 서 있는 듯이 하였다 평소 아들
조카들을 가르칠 때 여색을 가장 경계하여 항상 말씀하시기를 이것을 엄격히
하지 않으면 나머지는 볼 것도 없다 하였다
더욱 극기공부 에 힘써 굶주림을 참을 때는 열흘 동안 화식을 하지 않고
목마름을 참을 때는 한 여름에도 물을 마시지 않았으며 노고를 참을 때는 도
보로 발이 부르트셨다 속세에 섞여 종적을 감추고 자취를 드러내지 않으므로
사람들이 그 까닭을 알지 못하였다 가끔가끔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한 적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떨어진 평양자 패랭이 를 쓰고 거친 갈옷을 입고 나막신 신
고 나무 안장을 한 채 관공서와 시내에 들어가니 사람마다 손가락질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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