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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물을 준비한다. 이어 11시경이 되면 사람들은 농기(農旗)와 삼재축출기(三災逐出旗), 향약기(鄕約旗)를
들고 풍물패를 앞세운 다음, 제물을 지고 마을 공동 우물인
‘참샘’
으로 가서
‘참샘굿 고사’
를 지낸다.
참샘굿 고사가 끝나면 곧바로 볏가릿대 앞에 제상을 차려놓고 제를 올린다. 영좌(領座)가 비손문을
외우고 참가 주민 일동이 재배를 한다. 제의가 끝나면 집사가
‘고수레’
를 한 다음 떡과 술을 나누어
먹고 한마당 신명나게 농사놀이(두레놀이)를 한다. 그런 다음 볏가릿대를 눕히고 오곡 주머니를 풀어
씨앗이 튼 것을 확인하여 풍흉을 점친다. 이때 서북쪽의 싹이 잘 텄으면 육답(陸沓) 농사(육지 쪽에
있는 농토)가 잘 되고 동남쪽이 잘 텄으면 갯가의 간척지 농사가 잘 될 징조라고 한다. 이어 눕힌 볏가
릿대 줄과 짚은 작두로 쓸어서 볏섬에 담아 집안의 창고에 보관하였다가 이듬해 가을에 거름으로 사용
한다. 이렇게 하면 풍년이 든다고 하여 서로 볏짚을 가져가려고 한다.
이와 같이 볏가릿대를 세울 때에는 대개 간단하게 치러지나 볏가릿대를 내릴 때에는 성황리에 치러
진다. 당진 구룡리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니다. 구룡리 역시 음력으로 2월 1일 머슴날에 볏가릿대를
내리는데, 그 절차가 매우 복잡하다. 즉 이월 초하루 아침이 되면 마을 사람들은 풍물을 치면서 제물을
준비하여 볏가릿대 있는 곳으로 모여든다. 제물로는 돼지머리, 삼색실과, 술(막걸리) 등을 준비한다.
이어 준비한 제물을 볏가릿대 앞에 진설 한다. 제의는 마을의 연장자가 주관하는데 그 절차는 간단
하다. 술은 3잔을 올리며, 잔을 올릴 때마다 재배를 하고 이어 독축(讀祝)
17)
을 한다. 이 과정이 모두
끝나면 축원과 함께 소지를 올리는데 축원과 소지는 이 마을에 사는 이봉춘 보살(80세)이 담당한다.
이때 이보살은 삼지창에 돼지머리를 꽂아 세우는 의례를 행한다.
이러한 제의절차가 끝나면 곧바로 볏가릿대를 쓰러뜨린다. 우선 3개의 동아줄을 푼 다음 볏가릿대를
서서히 넘어뜨린다. 이어 오곡이 담긴 종태미를 내려 상위에 놓고 오곡을 열어 본다. 이때 오곡에 싹이
트면 그 해에 풍년이 들고, 싹이 트지 않고 마른 채 그대로 있으면 흉년이 든다고 점친다. 점을 친 오곡은
다섯 사람이 각각 나누어 가지고 인근에 있는 논으로 가서 뿌린다. 이때에도“올 일년 풍년들게 해주
십시오”
라고 축원을 한다. 한편 옛날의 경우에는 눕힌 볏가릿대 줄과 짚을 작두로 쓸어서 볏섬에 담아
집안의 창고에 보관하였다가 이듬해 가을에 거름으로 사용하였다고 하나 요즘에는 곧바로 논에서
불을 놓아 태워 버린다고 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대개 볏가릿대를 내릴 때에는 간단한 제물을 차려놓고 독축(讀祝)과
함께 축원으로써 풍년을 기원한다. 이때 대개는 마을 주민들에 의해 제의가 주관되고 있으나 구룡리의
17) 이 축문은 1991년 당시 농촌지도소 직원이면서 구룡리 볏가릿대 재현에 앞장섰던 황규연(51세, 작고)씨가 다른 곳으로부터
가져온 것으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維 歲次 干支 二月 干支 朔 初 一日 干支 姓名 敢昭告于
里社之神 維此 孟春若時 昭事 九龍里 康吉 五穀豊盛 冀賴身
菲禮將誠 惟伸 顧歆 永奠厥居 尙 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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