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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2 충남,잊혀진시간을말하다4
몇 십 년 전에 마을에 닥쳤던 변고를 어른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고 있다. 그때 마을
에 닥쳤던 변고는 그해 정초에 용왕제를 부정하게 지냈기 때문에 생긴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해 용왕제를 주관했던 제관은 산소 자리를 잡아주는 지관이었다. 그런데 이 지관이 용
왕제 지내기 며칠 전에 잘못 챙겨서 시체를 본 일이 있었다. 그것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용왕제의제관으로참여하여제사를지냈다.
그 후로 마을에는 뜻하지 않은 돌발사가 많이 생기곤 했다. 어떤 달은 연이어서 두 명이
죽기도했다.그해마을에서죽은사람이모두13명이었다.
또 한 번은 마을에서 술을 잘하는 댁에 용왕제에 사용할 술을 빚게 시켰다. 그런데 나중
에 보니까 술이 곯고 엉망이었다. 그때서야 마을 사람들은 그 댁 이 상가댁이라는 사실을
생각하지 않았음을 깨우쳤다. 마을 어른들은 그 뒤로 용왕제를 정결하게 지내려고 상당한
신경을썼다.
하지만,요즘은용왕제를지내는데부정한일을겪지않기가여간어려운일이아닐수없
다. 제관으로 뽑히더라도 밖으로 나다니지 않을 수가 없는 일이다. 그러다 보면 부정한 것
을보기가쉽다.
그래서궁리끝에샘옆에건물을한동지었다.이건물안에용왕제에사용되는모든기
구들을 보관하고 있다. 그리고 용왕제에 사용하는 제물과 음식을 여기에서 만든다. 제관
집에서는 제사 음식을 만들지 않는다. 제관이 밖으로 돌아다니다가 부정한 것을 보더라도,
음식만큼은정결한몸과마음으로만들기위해서이다.
이러한 사실들로 미루어 보아, 옛날처럼 금기사항을 엄격하게 지키지는 못하지만, 마을
에서용왕제에쏟는정성은그대로살아있는것으로보여진다.
앞으로 후대로 내려갈수록 용왕제의 보전에 대한 대책이 절실한 편이다. 마을에 어른들
이 세상을 떠나고 나면 후손들이 용왕제를 어떻게 지켜나갈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조상 대
대로전해오던마을의전통문화가사라지지않도록대책을세워야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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