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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사는삶
이른아침숲,아직아무도찾지않은조용한숲에발길을옮기노라면,
나뭇가지사이로난좁은길을가장먼저막아세우는건거미줄이기십
상이다.무심코지나면한마리의거미가공들여지은그들의보금자리
를파괴하는꼴이된다.물론사람이지나다니는길위로드리운나뭇가
지에지은거미집이라면그리오랜시간이아니어도다른누군가의발걸
음에따라무너앉을것이다.모르는건아니다.그래도,정말그래도저
자신에게알맞게집한채짓느라밤도와고생했을거미에게는미안하
다.곧무너지더라도일단은그가더듬더듬이룬노동의결과를지켜주
어야지싶다.
한갓미물의몸짓이었다해도노동은노동이다.허리와무릎을함께
굽히고,고개까지숙인채한껏몸을낮춰조심조심거미줄을피한다.한
껏조심하지만어쩔수없이거미줄을건드리는경우가있다.그때화들
68 예산의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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