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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원소식
공주문화원 주최 공주시 학생백일장 입상작 | 산문
죄송해요, 할머니
허 슬 기
공주북중학교 2학년
애미야~ 나 좀 일으켜줘”정말 싫었다, 몇 년 째 병석에 누워계신 할머니가 정말 미웠다. 그 때
초등학생이었던 난 부모님이 외출하실 때마다 할머니를 돌보아야만 했다. 할머니는 혼자 일어나시
지도, 걷지도 못하셨다. 그때마다‘아범아’
‘에미야, 라고 우리들을 부르셨다. 한밤중에도 계속 우
리들을 부르시는 할머니를 향해 우리가족들은 짜증을 내기까지 했다.
“ 에미야~”
“아, 진짜, 엄마 나갔다구요! ”그리고 늙으셨던 할머니께 이제 치매라는 병까지 들
어와 버렸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시는 할머니가 5학년 때는 창피하기까지 했다. 엄마께서 할
머니와 병원을 다녀오실 땐 이미 할머니는 계시지 않았다. 난 엄마께 여쭈어 보았다. 할머니가 어
디 계시냐고. “폐에 물이 차셔서 , 입원 하셨어!”그땐 아무것도 몰랐다. 그냥 물이라서 빼면 되겠
지, 라고 생각했다. 여름방학이라서 학원을 갔다가 바로 공주의료원으로 달려갔다. 할머니께선 휠
체어를 타고 엄마와 함께 바람을 쐬고 계셨다. “할머니!”오랜만에 보는 할머니여서 그저 반갑기
만 했다. 그래서 난 할머니의 2인용 병실에서 엄마와 함께 자기로 했다. “엄마!” 엄마께서 할머
니를 부르시며 일어나셨다. 할머니는 어떻게 일어나 앉으셨는지 창가에 손을 뻗고 계셨다. “저기
내 친구들 기다리잖아, 나 가야 돼, 나 가야 돼.”분명 병실은 3~5층쯤 됐는데 어디를 가시겠다는
건지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할머니는 시도 때도 없이 그러셨다. 엄마께서는 할머니가 그러실 때
마다 소리 없이 우시곤 했다. 하지만 난 그런 할머니가 무서워져서 그 후론 병실을 찾지 않았다.
학교에서 돌아온 뒤 TV를 보려고 할머니 방에 들어가 보니 할머니께서 누워계셨다. 새근새근
주무시는 할머니가 조금은 귀엽게 보이시기까지 했다. 그렇게 할머니는 6개월 동안 집에서 지내셨
다. 이제 6학년이다. 5학년 때 전교부회장을 한 적이 있어서 난 전교회장 자리도 노리고 있었다. 1
학기에는 잠깐 쉬었다가 2학기에 전교회장 후보로 나갔다. 우리 가족들은 나에게 좋은 말을 많이
해주었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 보니 할머니가 더욱 아파보이셨다. 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밤늦게서야 잠이 들었다.
“정란아! 정란아!”
아빠께서 자고 계시던 엄마를 부르셨다. 나도 얼떨결에 아빠가 계시던 할머니 방으로 향했다.
“...돌아 가셨어...”눈물을 머금은 아빠께서 엄마께 말했다. 나와 오빠는 깜짝 놀랐다. 핏기 없이
평온하게 누워계시는 할머니를 보니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그날도 학교에 나갔다. 전교회장 선
거가 있는 날이라서 나가야만 한다고 엄마께서 그러셨다. 거기에다 단소대회가 별로 남지않아 강
당에서 연습을 해야만 했다. 단소를 입에 대기도 전에 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할머니께 했던
심한 말들과 행동이 이제야 생각나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더 잘해 드릴 껄. 할머니가 너무 그립
다. “할머니....”
公州文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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