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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글하는수작에말려들것같았다.
황도령은 급히 걸어서 선화당 마당 안으로 들어섰다. 선화당 앞
에는순력행차에관찰사를태우고나갈가마가대령해있었다.때
마침황흠영감이관찰사복장차림으로선화당마루를내려서고
있었다.
“마침 잘 왔구나. 내가 없는 동안에도 오직 공부에만 집중하거
라.”
“예,명심하겠습니다,아버님.안녕히다녀오십시오.”
관찰사황흠영감은언제나아들의공부가제일큰관심사였다.
황도령은 어젯밤 내내 만향 생각으로 시간을 보낸 일이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례적인 대답을 하고 물러나
왔다.
성천강달빛아래에서
관찰사가 순력을 떠나고 나자, 함흥감영 주변은 쥐죽은 듯했다.
항상 북적이던 선화당도 사람들의 통행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남아있는사람들의발걸음도전에없이느슨해져있었다.
황도령도역시하루종일마음이느슨해진느낌이었다.아버지의
엄한 감시망 속에서 바짝 움츠러들고 긴장된 분위기가 사라지자,
책상앞에앉아있기도따분했다.하루종일몸이늘어지고맥빠진
기분으로시간을보냈다.
52!홍성의전설이된함흥기생만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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