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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 진 칼 럼
용광로 속에서 합금되어 나오는 뜨거운 사랑의 몸짓을 보았습니다. 귀공자처럼 자
랐다는 그는 친구의 뒤로 가서 휠체어를 밀며 들어갔습니다. 노래를 부를 때의 모습
보다 몇 십 배의 감동을 주면서…….
나도 부모님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혈연으로 맺어진 동기(同氣)간과 법으로 맺어진
가족 관계의 만남이 있지요. 자라면서는 지금은 추억만 반짝이며 굴리고 있는 초등
학교 친구들을 비롯하여 눈썹부터 꼼꼼히 아니 무럭무럭 늙어가고 있을 여학교 친
구들이며 형식과 치레를 멀리 하시며 정갈하게 살아가시는 선생님들과의 만남이 있
었기에 이렇게라도 설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며 서는 붓글씨를 쓰
다 만난 한 사모님이 내 삶을 순하게 순화시켜 주는 역할을 전담하셨고, 본인이 힘
이 들어도 상대방을 배려하고 언제나 보름달처럼 환한 미소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
하시는 중학교 교감 선생님을 만남으로 세상의 밝은 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지극 정성스런 한 어머니와의 만남에서 강철보다 강한 여성의 힘을 실감했습니다.
인간에게 이런 힘이 없었다면‘우리는 지구의 주인공 자리를 내 주어야 되지 않았
을까?’하는 생각도 가져 보았지요. 일일이 열거하지 못하지만 그동안 만난 주변
분들이 올바른 획을 긋게 도와주어 한 사람으로 여물어가게 하고 있습니다.
물론, 세상의 이치 어느 하나도 도그마(dogma)적인 것은 없으니 모든 만남이 복
되고 이로운 것만은 아닙니다. 그릇된 만남으로 인한 상처는 부챗살처럼 펼치지 말
고 접어 둡시다. 그랬다가 상처받은 마음의 병이 가라앉은 훗날 펼쳐보면 그 당시
빈곤했던 마음도 은박지처럼 빛날지도 모를 일입니다.
예전 아프리카 어느 부족은 소년들이 성인(成人)이 되려면 양쪽 가슴팍을 쇠갈고
리로 꿰어 나무에 매달린 채 온종일을 참아내야 했다고 합니다. 그 고통을 견디어낸
사나이들만이 앞가슴에 독수리 발톱 같은 흉터를 자랑하며 스스로가 성인임을 과시
하였다는군요. 누구에게서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될 때는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고 그
래도 힘이 들면‘나만은 저렇게 하지 않으리라’다짐을 한다면 내적인 성장을 가져
와 성인(聖人)이 되지 않을 까요? 타인을 배려하고 이웃에 대한 관심과 사랑, 이타
(利他)적인 생각을 품어야 성공적인 삶이라 했으니 이제부터라도 잘 안 되는 일이지
만 노력하며 살아야 겠습니다.
가장 가까운데서 받은 상처가 가장 깊게 패이기 때문일가요. 남편과 자식에게 까
지 지독히 옹졸하고 옹색한 사람이 어쩌다 이런 글을 쓰게 되어 부끄럽습니다.
오늘은 모처럼 텔레비전을 보며 어떤 만남에서 감동을 받았던 그날처럼 일요일입
니다. 무릎을 꿇고 지난 한 주간 만난 이들과의 관계를 더듬어보다 자세를 낮추고
올려다본 하늘에는 시류를 타지 못한 구름 한 점이 다른 무리에 합세하기 전 살풀
이춤을 추고 있네요.
자, 다시 내일 아침이 허락되어 진다면 왼발을 오른발 앞에, 그리고 오른발 앞에 왼
발을 내디디면서 학생들과의 만남을 위하여 내 작은 일터로 향하렵니다.
MAR/APRㆍ
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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