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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한기생에게가죽신발을선뜻벗어주던분이아니신가?역시
인자하시기가부처님같은분이었어.”
만향은혼자서실성한사람처럼히죽히죽웃으며중얼거렸다.한
동안낙민루에서떠날줄을모르고황도령생각에여념이없었다.
언제다시만날수있을지그날이빨리오기를마음속으로빌고빌
었다.
만향은 집으로 돌아와서도 마음이 들떠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화장대 앞에 고이 모셔둔 황도령의 가죽신발을 가슴에 꼬옥 안았
다.마치황도령품에안겨있는듯,만향의표정은행복한꿈을꾸
는듯했다.
한편만향과헤어져책실로돌아온황도령의마음도싱숭생숭하
기는 마찬가지였다. 보름달빛에 비친 만향의 복스럽고 예쁜 얼굴
이눈앞에서어른거리며사라지지않았다.
‘내가이게뭐하는짓인가?왜처음보는기생에게마음이흔들
리는것일까?’
황도령은머리를좌우로세게흔들어대었다.공부하는사람이기
생생각으로헛된시간을낭비할수없는일이었다.마음을다잡고
다잡으며다시책상앞에앉았다.
하지만밝은보름달이들창문으로환하게비집고들어오는분위
기를 이겨내기가 쉽지 않았다. 책속에 글들이 한자도 머릿속으로
들어오지않았다.
‘내가왜이러지?’
2장거미줄처럼시작된사랑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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