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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져서 피가 나고 발은 동상에 걸려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몸이 되었지만 허리가 끊어져
라 빨래를 하고 나면 몸은 가루가 되는 것같은 고통과 아픔을 혼자서 이겨내야 하니 정씨
의 몸은 날로 허약해져만 갔다 그러던 추운 겨울이 어느날 밤에 시어머니께서 혼인 집에
가신다고 한복을 지으라고 하시어 밤잠 한 잠도 못자고 만든 탓으로 좀 늦잠을 자고 일어
나 급하게 급하게 아침을 짓느라고 물동이에 물을 가득 담아 머리에 이고 부엌에 이르다
가 그만 얼음위에서 발을 헛디디어 넘어지고 말았다 이 소리에 놀란 시어머니와 시댁 식
구들의 눈초리에 정신이 들어 주위를 살피니 시어머니께서 눈을 어디에다 빼놓고 다닌다
"
더냐
어디 아녀자의 몸으로 이다지도 방정맞단 말이냐
?"
이같이 뇌성벽력이 떨이지셨다
물동이는 산산조각이 났고 손과 무릎에선 피가 나고 팔뚝을 삔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
그러나 아프다는 소리도 못하고 고양이 앞에 쥐처럼 부끄러움과 창피함에 다시 물을 길어
다 밥을 짓는데 조리질도 못할 정도로 아팠기 때문에 왼손으로 조리질을 해야만 했다 성
의껏 잘 지어서 진지상을 갖다 바치고 부엌에 있으려니까 이게 웬 청천의 병력이더냐. "
네 이년 시에미 밥 먹는 것이 그렇게도 아깝다더냐
눈이 멀었느냐 손이 삐었느냐 그래
쌀을 손으로 일었느냐 발로 일었느냐 시에미 이빨 튼튼한게 탐나드냐
그리고 장맛이 이
게 뭐냐 우리 집 장맛은 동네에서 소문 날 정도로 꿀맛인데 똥맛이니 이게 어떻게 된 일
이냐
몰래 친정에다 퍼다 주고 바꿔치기 한 것이 아니더냐
이년 난 너같은 며느리 둔
적 없다 냉큼 이 집에서 나가라
. "
정씨는 백번 사죄를 하며 바른 말 한마디 못하고 호랑
이 앞에 토끼처럼 손이 발이 되게 빌고 또 빌어서 간신히 용서를 받았다 이 일이 있은
후에 알게 된 일이지만 정씨의 팔이 삐었던 것이다 살이 에이는 듯한 통증을 눈물로 지
새웠던 것이다 달과 해가 바뀌어 어느덧 내일이 친정 아버님 환갑이신데 자식된 도리로
살아 있으면서 가 뵙지 못하는 정씨의 괴로움이야말로 삼척동자도 알 것이다.
이같이 정씨가 독한 시집살이 한다는 소문은 친정 부모님에게까지 알려졌다 이 소리에
어찌할 수 없는 팔자를 한하시며 불쌍한 딸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는 뜻에서 알약으로 된
한약을 몰래 전해 주었다 혹시 약을 다리다가 들킬까봐 알약으로 된 것을 지어다 주신
것이다 정씨는 약을 받아 들고가 뵙지도 못한 죄가 사무치는데 어떻게 보답을 할 것인가
"
"
하시며 한탄하였다
세월이 흘러 남편 도빈과 과거에 급제하고 지위도 높아지는데 몸이 쇠약해져서 그만 자리
에 눕게 되었다
. 20
년간이나 남편의 손목 한번 잡아 본적이 없는 정씨는 남편을 위해 밤
낮으로 극진한 간호를 하는데도 남편은 날로 허약해지는 거시다 시어머니께서는 정씨의
성의가 부족해서 아들이 더 약해졌다면서 살이 에이는 혹한에도 노령 백발의 시어머니의
3
어머니의병간호를 하는 정씨의 고달픔과 고통을 겪는 동안 몸은 날로 허약해졌다 그러나
허약한 몸으로 미움을 갖다 드리면 시어머니께서는
"
안 먹는다 네가 네년의 속을 모를
줄 알고 내가 얼른 죽어야 네가 편하지 그러니 나 이거 안 먹는다
."
하시며 거절하시며
툭 채뜨리면 다시 해드려야 하는 고초도 심했다 그러나 정씨는 시어머니께서 죽는다는
무덤앞에서 몸부림치는 모습이 너무 가련하게 느껴져 더욱더 성의를 다해 정성껏 간호해
드렸다 마침내
1
네가 못된 시에미 밑에서 고된 시집살이 하느라고 너의 몰골이 말이 아니구나 마지막 떠
나는 길에 내 아들을 부탁한다
. "
하시며 열쇠를 건네 주셨다 그 뒤
3
가 오나 눈이 오나 따뜻한 밥과 국물을 손수 갖다 바쳤다 남편인 도빈은
6
투병생활로 같은 해 세상을 떠나시니 정씨는 이 속된 세상를 떠나시고 속세를 잊겠노라
하시며 순절하고자 하였으나 자손의 만류에 뜻을 이루지 못하자
"
나의 하늘이 무너졌으
니 어찌 홀로 해와 달을 이루고 살 수 있으리오 나의 평생의 한을 어느 곳에 하소연할
것인가 라 탄식하였다
?"
8)
전통놀이 및 대표적 행사
고실말 마을은 정월 초하루부터 보름사이에 호랑이 날을 택일하여 뒷뫼산에 당집에서 산
제를 지내며 이날은 마을 어른들중에 생기복덕한 사람이 제주를 맡고 제구를 준비하여
당집에 가서 소제를 올리면서 마을의 안녕과 개인의 복을 빈다.
구평리 마을에는 거북 다리가 있는데 충남 서부권인 서산 당진 삽교등의 주민들이 거북
다리를 이용하여 음봉을 거쳐 둔포 평택등 경기 지방의 길목으로 이용했다 옛날에는 마
을 입구까지 조수가 들어 왔어 인근 지방의 상인들이 거북 다리를 이용해 구평리에 많은
왕래를 했다고 한다 이 길은 그 당시 물물교환의 장소 이기도 했다 하는데 많은 상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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