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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자는누에고치에서실을뽑아내듯이,줄줄만향의이야기를시
작했다.
만향이 무슨 연유로 기생이 되었는지는 자세히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그녀는기생이기에앞서서,이세상에둘도없는효녀였다.
만향의 어머니는 만향이 어릴 적부터 몸이 아팠다. 어린 만향은
백방으로뛰어다니며어머니의약을구해왔다.
언젠가는 80여리나 떨어진 이웃 고을 흥원에 명의가 있다는 소
문을 듣고 찾아갔다. 그것도 어린 몸으로 먼 길을 떠났던 것이다.
집에서새벽에출발했는데도저녁늦게야간신히도착했다.
어린만향의효심에감동한의원은,그날밤에말을타고함께함
흥으로와서진맥을하고약을조제해주었다.어린만향이그렇게
정성을 쏟았는데도 어머니는 차도가 없이 시름시름 여러 해를 앓
다가숨을거뒀다.
만향은어머니를함흥변두리의야산공동묘지에모셨다.만향은
일년동안밤낮으로어머니의무덤을지켰다.건장한남자들도실
행하기어려운시묘살이를한것이다.
방자가 만향의 이야기를 끝내고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이야기
를모두듣고난황도령이고개를끄덕였다.
“참으로하늘이감동할만한효녀로구나.”
황도령은이제만향의이름이낯설지않았다.막연하게나마기생
만향의이름두자가의미있는이름으로기억되고있었다.
2장거미줄처럼시작된사랑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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