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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사이를 헤치고 울음소리를 찾아갔다 하얀 소복을 입은 여인네가 어느 무덤 앞에 다
소곳이 앉아 울고 있었다 이유를 묻고자 강씨는 그 여인네 앞으로 다가갔다
. "
왜 이리
혼자 울고 계신지요
?"
고개를 살며시 든 여인네의 얼굴 강씨는 순간 가슴이 설레임을 느
꼈다
이 여인과 결혼 할 수만 있다면
....' "
얼마전 저의 어머님께서 돌아 가셨습니다 이
제는 의지할 곳이 없게 되었습니다 의지할 사람이라곤 단 한분인 어머니였는데
흑흑
"
강씨는 겉으로는 안됐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속으로는 옳지 잘됐다 이 여인을 집으로 데
려 가야지 라고 생각했다
. "
저도 홀어머님만 모시고 살기 때문에 의지할 곳이 없는데 저와
함께 가시지 않겠습니까
?"
라고 간청 했다 여인은 강씨를 잠시 쳐다보다가 그의 얼굴에서
믿음을 찾았는지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리하여 강씨와 여인은 함께 살게 되었다 여인은
강씨와 함께 어머님을 정성껏 봉양하고 부지런히 일하여 집안의 형편이 점차 좋아지게 되
었고 아들까지 낳았다 그 후 세월이 흘러 부지런히 일한 그들은 이제는 기와집도 짓고
밭과 논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그 해는 어찌된 일인지 비가 오지를 않았다 아무리 기
우제를 지내고 마을 사람들이 빌고 또 빌었지만 비는커녕 햇빛만 점점 쬐어 밭의 콩이랑
고추랑 모두 병이 들고 말라 가고 있었으며 논은 모두 쩍쩍 갈라지기 시작 하였다
마을 사람들은 이제는 도리가 없다고 믿고 거의 포기 상태에 이르렀다 강씨와 여인네의
집 물독에도 역시 물이 말랐다 그동안 강씨와 여인은 어머님께 물을 드리기 위해 자기들
은 물 먹는 것을 억제했다.
여인은 어떻게 하면 물을 얻을 수 있을까하여 아침부터 산속의 조그마한 물줄기라도 찾기
위해 산속을 정신없이 헤맸다 여인도 물먹는 것을 잊은 지 오래 였다 이제는 발을 옮길
힘도 없이 갈증만 더해 갔다 곧 쓰러질것만 같았다
힘을 내야지 내가 여기서 쓰러지면
어머님과 남편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
하며 조그마한 물줄기라도 찾기 위해 억지로 발을
옮기며 점점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다가 여인은 너무 힘들어 마침내 기절
을 하게 되었다 어렴풋이 정신이 들었을 때 그 여인의 옆을 지나가는 노인의 말이 이 동
"
네 앞에 나무를 심으면 물이 많이 나오련만 하는 것이었다 그 말에 여인은 정신이 번쩍
."
들었다 마침 여인이 쓰러졌던 옆에 아홉 그루의 묘목이 있었다 여인은 곧장 마을로 내려
가 묘목을 심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말라 죽은줄 알았던 나무가 무럭무럭 자랐으며
샘에서 다시 물이 솟기 시작했다 그후 정자나무 밑에서도 무리 솟아 신달리 마을은 농사
를 잘 짓게 되었고 잘 살게 되었다 그래서 정자나뭇거리라 부르게 되었고
1
여인을 추모하는 제사를 지내게 되었다.
효부 동래 정씨의 효행에 대한 일화
정씨는
1649 (
년 인조
27)
에 출생하시어 어려서부터 유순하고 착하게 자랐으며 부모님에
대한 효성이 극진하여 동네 어른들께서 칭찬이 자자했다 정씨는 점점 자라 출가할 나이
가 차니 이웃 동네인 감나무골 싸리나무골에서까지 소문이 뻗치니 여기저기에서 혼처가
빗발치게 드나드는데 정씨의 괴로움은 날로 더해만 갔다 어찌 부모님 곁에 떠나 출가할
수 있겠느냐며 극구 반대했으나 날이 갈수록 부모님께서 노심초사하시니 부모님의 걱정을
놓게 하기 위해서 출가한 것이었다 이리하여 혼처를 정한 댁이 감나무골 오공댁으로 정
했다 남편은 오 도빈의 아버님께서 일찍 세상을 떠나시어 홀어머니 밑에서 애지중지 자
란 남편과 시어머니의 행동은 눈에 거슬릴 정도였다 시댁 식구는 시동생 고모 시아주버
님 등 합하여 열이 넘었다 영인은 친정에서 단 세식구만 오붓하게 지내다가 엄청난 시댁
으로 들어오니 앞날이 캄캄했다 남편인 도빈은 첫 날밤에만 보았을 뿐 그 다음 날부터는
거처를 다른 데로 옮겨 갔다 큰 일을 할 사내 대장부가 어찌 사적인 일에 얽매일 수 있
느냐는 시어머니의 방침이였다 위대한 인물 뒤에는 아녀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몰랐던 시
대이니까
결혼 초부터 남편과 생이별을 하고 싸늘한 주검속에서 독수공방을 지켜야 하
....
이로부터 정씨의 고된 시집살이는 시작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정씨는 귀머거리
3 ,
3 ,
3
하는 것이다 싸늘한 동짓날에 아침의 정적을 깨는 새벽 닭소리에 언제나 같이 일어나 아
침을 지어야 하고 만일 소란을 피워 시댁 식구 중에 깨는 사람이 있으면 물골을 면치 못
하는 가련한 신세였다 엄동설한 추운 겨울 부엌에서 누른 밥과 간장으로 시장기를 때우
고 혹시 시댁 식구들이 먹다 남긴 생선 꼬리나 먹어야 하다니
....
그 많은 재산과 쌀들은
언제 먹을려고 광에다 모셔 두는 것인지 정씨는 신세만 한탄하되 시어머니나 시댁 식구를
원망한 적은 없었다.
시댁 식구중에 누구 하나 정씨를 돕는 일이 없어 산더미같이 쌓인 빨래를 시작한다
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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