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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게 삶을 구걸하지 않는다. 심지어 그들은 인을 온전히 보존하기 위해 자기 목숨을 바치기도
한다.”
고 한다. 맹자는 (고자장구 상, 10)
“삶도 내가 원하는 것이요, 의( )도 내가 원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다 지킬 수 없다면 목숨을 포기하고 의를 택하겠다.”고 한다. 그렇지만 유가
에서는 목숨을 바치는 순교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그 까닭은 유가에는 내세(? )가 없기 때문
이다.
예수는“다른 사람을 위한”존재로 이해할 수 있다.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과 용서를 세상에
전하며, 이웃에 대한 사랑과 베품과 섬김을 실천하는 삶을 살다가 고난과 고통을 겪었다. 순교자
들은 천주교의 으뜸 계명(
)을‘하느님 사랑’
과‘이웃사랑’
으로 인지(
)하였다. 그리고
내세를 가기 위한 조건으로 이웃에 대한 사랑과 베품과 섬김의 삶을 실천하는 것이 의무였다.
하느님은 흔히 하는 말이거나 책에서 글로 읽는 하느님이 아니라 온 인류를 낳으신 생명의 근원인
부모였다. 자녀는 부모의 뜻을 실천해야 하듯 순교자들은 예수가 하던 일을 삶 안에서 되살려
내어야 했다.
한국천주교는 사람을 제 2의 하느님이라고 가르쳤다. 신도들 중 특히 양반출신 신도들은 사람이
하느님처럼 존귀하다는 인간존엄성을 알게 되면서 조선 사회를 지탱하던 신분(
)의 옷을
벗었다. 신분과 성별의 구별은 인정하지만 인간을 차별하지 않고, 사람들을 형제자매로 대접
했다.
신도들은 임금의 명령인 국법보다 양심을 앞세웠다. 양심은 사람 속에 있는 하느님이었다. 그래서
홀로 있어도 자기를 속일 수 없고, 몸과 마음가짐을 조심조심하며 살았다. 무자기(
欺) 곧 자신
을 속이지 않으려고 영혼과 양심을 세척하며 살았다. 부끄러움을 모르면 사람이 아니었다. 사람
에 가장 소중한 것은 아름다운 영혼, 깨끗한 영혼이었다. 영혼이 깨끗하도록 닦는 일을 무엇보다
최우선으로 삼았다. 구방심(求
) 곧 잃어버린 양심을 찾는 노력이 본분이었다. 심성이 고약한
신도들은 천주교에 입교한 후 성격을 고쳐 인간미가 있고, 온유한 사람이 되었다.
사람에 대한 평가는 신분의 높고 낮음이나, 권력과 재력이 아니라 악한 영혼을 가졌는가? 거룩
한 영혼을 가졌는가? 이것이 사람됨을 평가하는 잣대였다. 사람의 영혼과 양심은 칼이나 도끼나
폭력으로 부실 수 없는 가장 위대한 힘이었다.
순교자들은 현세의 삶에 절대적인 가치를 두지 않았다. 현세는 내세를 향하여 가는 과정이고,
죽음은 통과의례에 지나지 않았다. 그들의 일상은“하늘의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완전해야 합니다.”
(마태 5, 48)라는 예수의 요구대로 아집(
)과 이기심의 창고인 인간본능을
극복하고, 자기완성을 위한 수양을 채찍하며 살았다. 아집과 이기심에 패배 하면 살았어도 죽은
것이나 진배없고, 이기심과 아집을 죽이면 몸은 죽었어도 사는 것이다. 순교자는 살아서 죽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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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_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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