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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흥의 소리 예산 민요
예산 민속의 전반적인 특징을 하나 꼽으면 점잖음이다. 이는 소리판에서도 같다.
이는 예산 소리판의 특징을 살피면 추론할 수 있다.
전통사회 민중들의 삶을 돌아본다면 1년 중 노래를 부르며 놀 수 있는 날은 참으로
적은 날들이었을 것이다. 그것도 소소하게 노는 것이 아니라 술 한 잔 마시고 장구장
단이라도 쳐가며 노는 날이라면 1년에 6~7일 정도에 불과했을 것이다. 생활 속에서 즐
거운 마음으로 노래를 부를 기회가 많지 않았음을 감안한다면 소리와 서민들의 생활은
연결고리가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예산에서는 참으로 많은 노래가 채록된다.
또 하나 예산 민요의 가장 큰 특징은 노랫말이 길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고사 축
원소리는 인근 시군의 노랫말에 2배 정도가 보통이며, 각설이타령의 경우 또한 본 도
서에서는 내용별로 정리하여 기록했지만 부르는 현장에서는 흥에 딸라 끊임없이 이어
부르는 소리였다. 창부타령의 노랫말들 중에서도 예산에서만 불리는 노랫말의 창부타
령 들은 노랫말이 매우 길다. 소리꾼이 청자들에게 “소리 잘한다”는 소리를 듣기 위해
서는 이렇게 긴 소리를 소화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일이며, 다른 지역을 민속조
사하며 얻은 경험에 의하면 청자들은 다양한 몸짓과 재주를 부리는 듯한 가락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예산의 소리꾼들은 이런 청중들의 요구가 없었다는 듯이 아주 편하고 젊잖
게 부른다. 마치 노래를 부르는 흥은 가슴 깊은 곳에 넣어두고 보여줄 듯 말듯하는
2장 예산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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