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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에다 뿌려라.”그의 뜻대로 그 흔한 조화도 조사도 만장도 장례식도 없었다.
화려한 장례식은 죽은 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산사람들의 허세 부리기가 아니던가. 그는 비우고 또
비운 무소유의 삶을 살았고 마지막 길을 떠나면서 까지 무소유를 실천한 것이다.
알몸으로 태어나서 주머니도 없는 수의 하나입고 떠나게 되는 것이 인생이다. 보통 사람들은 그렇게
산다.
말을 그럴듯하게 하고 글을 그럴듯하게 쓰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 행동이 그런 사람은 거의 없다.
법정이 돋보이는 것은 그의 삶도 죽음도 그의 말과 글과 같았기 때문이다.
버리고 또 버리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다.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가 떠난 한국 사회는 소유욕으로 어지럽고 불통(
)으로 신음한다. 학력, 돈, 아파트, 계급으로
질주하고 양극화, 교육격자, 세종시로 막혀있다. 교회는 날로 대형화하고 사찰엔 여전히 잡음이 많다.
법정의 무소유와 소통이 그래서 더욱 그리운지 모르겠다.
천석군은 천가지 걱장 만석군은 만가지 걱정이라는 한국 속담이 있다. 그만큼 재산이 많으면 많을수
록 근심이 많다는 뜻이다.
한번 뿐인 인생 어차피 갈 인생-인간은 서로 도와주고 서로 용서하며 살아갈 때 아름다운 세상이
되지 않는가?
소유욕으로 더러운게 사바세계(
界)이다. 많이 가지려고 아귀 다툼을 벌이는 게 보통 사람들의
삶이다.
스님을 화장하면 사리(
)가 나왔다고 요란을 떤다. 몸을 가리키는 산스크리트어 사리라(sharira)
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리는 인간의 신체 내부에 있던 물질이 화장 때의 열로 인해 변형된 것이라는
연구가 있다. 법정은 절대로 사리를 찾지 말고 탑도 세우지 말라고 하는 것은 세인의 관심을 멀리 하고
자 함이 아니었을까.
법정은 조교적 화합을 부르짖었고 타종교인들과도 허물없이 지내 온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종교인이었고 종교는“친철함”
이라고도 했다.
꼭 필요한 것만 가지고 산“무소유”
의 삶, 단순하고 평범한 삶을 살다간 우리의 사표라고 하고 싶다.
인생은 짧은 이야기와 같다고 하지만 중요한 건 그 길이가 아니라 값어치가 아닐까 느껴진다.
2010년 4월 1일
운산(
) 윤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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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eosan.cult21.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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