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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으로 가르치는‘차’
를 대할 때, 모든 예의범절을 갖추고 차향이 주는 자연의 법칙에 감사하는 마음
을 갖게 된다.
차나무를 키우고 찻잎을 따고 차를 만들고 차를 달이고 차를 내오고 차를 서로 마시고 찻자리를
거두는 과정 속에서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이 서로 관계를 맺게 되고, 그 관계를 맺고 있는 그 순간
순간에 대한 소중한 마음을 간직하게 된다. 차는 좋은 음식의 역할과 약으로서의 효능까지 함께 지녔
다하여 식약동원(食藥同源)이라 했다. 음식과 차는 인간의 운명을 바꾸고 역사를 변화시키는 힘의
기원이다. 음식은 인간의 정신과 성격을 형성하며 음식 먹는 법은 예절을 만드는 기본이다. 또한 정신은
곧 예절을 통해서 사회화 되는데 음식 만드는 법은 특히 식물이 지닌 자연성을 인간의 몸 안으로 받아
들여 자연의 한 유기체로 돌아가게 하는 지혜라고 한다. 음식은 각각 그 성질에 맞게 알맞은 방법
으로 먹어야 온전하게 자연의 섭리를 내 몸 안에 들일 수가 있다. 음식이 지닌 독을 풀거나 음식을 통
해서 몸속에 생긴 병을 치유하는 약으로 쓰인 것이 차의 시작이었다. 차는 인간의 정신생활에 특별한
효능을 발휘한다. ‘차도’
를 갖추어서 차를 내 몸 안에 들이게 되면 정신을 맑게 해주고, 기억력을
높여 주며, 혈액 생성에도 크게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이처럼 인간과 자연이 온몸과 마음으로 일체가 되어 자연의 섭리에 겸손하게 순종하며 예의를 갖출
때, 이 예가 곧‘차도’
가 되는 것이다. 차도는 단순히 차를 향한‘예’
가 아니라 차로 대표되는 자연과
세상만물을 향한‘관계의 예’
인 것이다.
옛 선인들이 강조하기를 모든‘예의 범절’
은 밥상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밥상
예절, 음식을 대하는 예절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저 바쁘다는 핑계로 조급하게
예의 없이 음식을 대한 것 같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는 음식을 무례하게 대한 것처럼 타인에게도
예를 갖추지 않고 도리를 다 못한 적이 많은 것 같다.
이번에 서산문화원에서 마련해 준‘다도 교실’
을 통해서 나와 우리 여성결혼이민자들은 단순히
차를 대하는 예절만을 배운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예절, 타인에 대한 예절, 세상 만물을 대하는
숭고한 예절을 배우게 되었다. 다시 한 번 서산문화원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글쓴이 소개
정 영 신
문학박사
한서대학교 법무부 이민자 사회통합프로그램 전담
시인, 소설가, 문화비평가
http://seosan.cult21.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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