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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지역 여성결혼이민자들이 가정 내에서도 정식으로
배우지 못한 큰절, 반절 등 명절이나 애경사 때 꼭 해야만 되는 인사
예절에 대해서도 몸소 시범을 보이며 친절하고 자상하게 가르쳐
주셨다. 거기에다가 다과나 떡, 과일 등 음식 먹는 예절과 차음식을
만드는 방법까지 차도와 관련된 예절을 꼼꼼하게 지도해 주셨다.
나 역시도 누군가에게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최 회장의
‘차도’수업에 참여하는 동안 참 많은 감동을 받았다. 최 회장은
진정‘차인(茶人)’
이며, ‘차도(茶道)’
가 온 몸에 스민 서산지역의
보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여성결혼이민자들도 최 회장의 진지함에 매료되어 자신들의
문화와 너무도 상이해서 낯설었을 텐데도 처음부터 끝까지 밝은
표정으로 힘든 동작들을 잘 따라했다. 그녀들은 한 장면이라도 더
카메라에 담아서 간직하거나 익히기 위해 수시로 디지털 카메라나
휴대폰 카메라의 키를 눌렀다. 이들도 어느새 몸으로 마음으로
‘차도’
를 익힌‘차인’
이 되어 있었다.
차도 수업이 점점 무르익으면서 모든 참여자들은 지위의 고하나
물질의 많고 적음이나, 지식의 많고 적음이나 나이의 많고 적음
이나, 출신국의 같고 다름을 떠나서, 모두가‘차도’
를 통해 이미
하나의 아름다운‘상상의 공동체’
가 되어 있었다. 그것이 곧‘차(茶)’
정신,
‘차도(茶道)’
의 완성일 것이다.
차나무는 동백꽃과의 상록수로서 아무 곳에서나 자라지 않으며,
꽃이 먼저 핀 후 많은 종자를 맺는다. 차나무는 이식도 어렵고 잎의
향은 은은하고 신비로우며 인체에 이로운 오미(五味)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차의 특성을 인간의 성정에 비유한다면 다섯 가지로
나타난다. 자신의 위치를 잘 아는 것, 변절하지 않는 것, 지조가
굳은 것, 번영하는 것,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는 것 등이다. 또한
차의 오미, 즉 쓰고, 달고, 시고, 떫고, 짠 오미의 차를 애음한다는
것은 중정(中正)의 인생사로서 괴로워도 인내하면서 살아가고, 달다고
마시고 쓰다고 버리지 않는 품격 높은 행위이다. 그래서 선대의
학자와 교양인들은 차의 이러한‘천성’
에 공감했기 때문에 직접 차
나무를 키우고, 차를 만들고 달여서 지인에게 대접하거나 애음
하였다.
‘차인’
은 존경과 겸손, 배려와 섬김의 지혜를 색으로, 맛으로,
2011_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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