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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헌은 ‘조선의 마지막 여 선비(女士)’이십니다. 1840년(헌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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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 정일헌 시집
6)에 태어나 16세에 성대호(成大鎬, 1839-1859)와 혼인하였으나,
혼인한지 4년 만에 남편이 갑자기 죽게 되었습니다. 소녀시절 부
터 사서와 삼경을 읽고, 열녀전이나 오륜행실 등의 서책을 두루
섭렵한 정일헌은 남편을 따라 죽고자 분신을 시도하였습니다. 불
구덩이에서 갓 스무 살 어린 며느리를 극적으로 구출한 시어머니
전의이씨. 고부는 서로를 껴안고 통곡 또 통곡하였다고 합니다.
정일헌은 그 이후, 시할아버지와 시할머니, 시부모들을 정성껏
모시며 바느질과 자수, 음식 등 살림을 도맡아 하시며 여성으로서
의 여공에 힘쓰셨고 틈틈이 서책을 보셨다고 합니다. 아마도 정일
헌이 본격적으로 학문과 창작 활동에 심혈을 기울이실 수 있었던
시기는, 시어른들이 다 돌아가고 불혹의 나이를 넘기시면서 부터
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정일헌은 ??주역?? 책을 특히 즐겨 읽으셨는데,
傳)>에 나오는 ‘정부일(貞夫一)’ 곧 ‘사물의 변동은 무궁하나 마침
내 하나의 이치(一理)로 돌아간다.’는 뜻을 취하여 자신의 호를
‘정일(貞一)’로 지었다고 합니다. 구두물 집의 이름은 ‘도운각(道雲
閣)’이라 하였는데, 도운각이라는 이름은 도고산 아래에 살았기 때
문에 집의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합니다.
정일헌의 삶은, 자호 ‘정일(貞一)’과 집 이름 ‘도운(道雲)’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성리학과 문학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것이라 하겠
습니다. 성리학으로만 무장하면 삶이 무겁게 될 것이고, 문학만을
추구한다면 현실과 괴리된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남편 없이
평생을 살아내며 가문을 이끌어 나가는 어른으로서의 위상을 갖
으면서도, 자신의 내면에 꿈틀거리는 서정과 감흥을 시로 표현하
여 끊임없이 자신의 내면과 소통하고자 열망하였던 것임을 잘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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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 정일헌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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