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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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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도하고다음날열차표값을받기도하였다.
장항선 통학열차는 학생들과 출근하는 직장인, 물건을 사고파는 장사꾼들로 늘 북적였
다. 천안역까지 좌석에 앉아가는 건 재수가 좋은 날이다. 아래 지방인 광천, 홍성, 예산부터
타고 오는 사람들이 좌석을 전부 차지해서 앉아 오곤 하였다. 어느 학생이 어느 학교를 다
니는지는학생들의교복을보면말하지않아도알수가있었다.학교마다조금씩은달랐지
만 기본 디자인과 색상은 거의 같았다. 더러는 군인 개구리 복장과 비슷한 옷을 입고 오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그것은 교련복이었다. 당시에는 군사 시절이라 학교에서 군대 기본 교
육을받는교련시간이있었다.
장항선 통학열차 안에는 늘 긴장의 시간이 흘렀다. 공부만 하는 모범 학생들도 있었지만
‘노는’ 학생들도 있었다. 노는 학생들은 서너 명씩 모자를 삐딱하게 쓰고 기차 앞 칸부터 맨
뒤 칸까지 괜히 쏘다니곤 하였는데 이때 눈이 마주치거나 뭐라고 하면 싸움이 벌어지곤 하
였다.
강희대 씨는 학교를 다니면서 학교 브라스 밴드부에 들어가 색소폰을 연주하였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친구들은 5시 30분 열차를 타고 집에 가는데, 밴드부 반원들과 음악실에서
악기연주를하다보니날마다마지막9시10분열차를타고집에가야했고,도고온천역에
서내려집에까지걸어가다보면밤10시였다.밴드부학생들의연주복은아주화려하고멋
있다. 평상시에는 학교 행사나 교련 시간 또는 아침 조회 시간에 연주복을 입는데, 강희대
씨는 일부러 열차통학 시간에 이 옷을 입고 다니기도 하였다. 여학생들은 물론이고 노는 학
생들도몹시부러워하였다.
장항선 열차에는 연착이 많았다. 아침에 학교 갈 때는 없지만 오후에 집에 올 때에는 항
상 연착이 있다. 신창역을 지나 학성역에 들어서면 어김없이 상행선 특급열차를 먼저 보내
야 하는 관계로 본 열차는 약 18분간 연착을 한다는 방송이 나왔다. 일반인들은 투덜투덜
대지만학생들은당연하다는듯이가만히있었다.이때노는학생들은인근밭으로가서수
박이나참외를서리해서자랑스럽게플랫폼에서먹는데,가끔은주인아저씨가몽둥이를들
고뛰어오기도하였고노는학생들은용케도열차에숨어위기를모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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