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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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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곳저곳 취업을 위해 노력하였지만 뜻대로 잘 안 되었다. 아버지
와 함께 농사일을 하다 1960년 5월 22일에 육군 5사단 36연대 수색중대에서 군복무를 하
고 있었다. 어느 날 상사의 부름을 받고 상황실로 뛰어갔더니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하였
다. 급히 고향으로 와서 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보내드리고 복귀하여 남은 군생활을 하고 있
었지만 홀로 울고 계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잠이 안 왔다. 제대 한 그해 가을 중매쟁이의 소
개로맞선을보러나갔다가서로마음에들어26살에바로결혼을하였다.
아버지 대신 시작한 농사일이 어느덧 5년이 넘어가고 자식도 둘이나 생겼지만 이현표 씨
는 농사일이 아직도 썩 내키지 않았고 성격상 맞지도 않았다. 틈만 나면 서울로 올라가서
일자리도 알아보고 하염없이 거리도 배회를 하던 어느 날 역전 게시대에서 공채로 철도청
직원모집하는벽지를보고응시하였는데운좋게역무원으로합격을하였다.
첫 발령지가 청량리 열차 사무소였다. 하지만 서울에 방을 얻을 형편이 안 되는 이현표
씨는 충남 아산시 도고온천역 근처에 월세방을 얻어 처자식을 데리고 급하게 이사를 하였
다. 도고역에서 첫 기차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하자마자 버스로 청량리 사무소까지 가는 일
은 상당히 힘들고 시간도 많이 소요되었다. 사정이 이러하니 전날 가서 사무실 옆 창고에서
자고출근하는날이부지기수였다.
이현표 씨가 철량리역에서 맡은 첫 일은 열차 안내원이었다. 서울역에서 출발하여 부산
까지 가는 열차 안에서 승객들의 안전을 살피고 차표를 검사하며, 열차 정차 시 출발 수신
호를 하는 일이다. 당시에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평균 5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정상적으
로 열차표를 끊고 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더러는 의도적으로 몰래 타는 사람들도 있
었다. 열차가 출발하면 맨 앞 1호실부터 표 검사를 하며 내려오면 몰래 타는 사람은 뒷칸으
로피했다가열차가다음역에서정차하면내려서검사를마친앞칸으로가서다시타곤하
였다.
매일반복되는일을약4년간하던이현표씨는어느날천안으로발령을받았다.전혀기
대도안한뜻밖의일이었다.몇몇사람들은좋은곳으로가려고‘빽’도쓰고하는데이현표
씨는 그럴 형편도 능력도 없었다. 천안역에서 근무한다는 것은 일이 아무리 늦게 끝나도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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