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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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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계기로 이곳에서 정착하였는지는 모르지만 어업이나 상업관련 일을 했을 것이라는
후손들의 생각이다. 자신의 명의로 된 땅 한 평도 없으셨던 아버지는 농번기에는 동네 날일
을다니시고농한기에는외지로나가노가다(막)일을하셨다.하루도쉬지않고가족을위해
일하시지만 생활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았다. 박호찬 씨가 5살 되던 해 이웃면에 살고 계시
던백부님의조언으로지금의도고면신언리로이사를하였다.
그간 근근이 모아둔 비상금과 백부님의 보증으로 약간의 논을 구입도 하였지만 형과 동
생들의 굶주린 배는 변함이 없었다. 8살이 되어 박호찬 씨는 인근 도고온천 국민학교에 입
학하였다. 학교에 다니면서도 형과 함께 산에 가서 나무를 하고 동생들 돌보느라 공부는
물론숙제할시간도없었다.
부모님이 못 오신 졸업식 날 다른 친구들은 헤어짐의 설움으로 눈물을 흘리는데, 박호찬
씨는 중학교를 못 간다는 설움에 눈물을 흘렸다. 교복 입고 학교에 가는 시간에 박호찬 씨
는 논으로 물고를 보러 가야 했다. 아버지와 큰형과 함께 농사를 짓기에는 농토가 너무 부
족했다.
취직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무조건 서울로 상경을 하였다. 먹여주고 재워준다는 조건
에 밀가루 공장에 취직을 하였다. 이만한 조건에 취직을 한다는 것은 그래도 재수가 좋은
경우였다.
자전거로 밀가루 포대를 싣고 크고 작은 거래처에 배달을 다니다 마음에 드는 아가씨를
만났는데서로의마음이통했다.애초에서울생활을길게할생각은없었기에결혼을약속
하고고향으로내려왔다.삼부자가부지런히노력한덕분에빚도다갚고농토도조금씩늘
어나면서 박호찬 씨는 25살 봄날에 결혼식을 올렸다. 나만 부지런히 노력하면 잘 살 수 있
다는 희망을 가지고 일만 하던 그해 겨울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다.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으로 박호찬 씨가 재산으로 받은 것은 지금의 집 한 채였다. 그간 삼부자가 함께 마련
한 농토는 모두 큰형의 차지가 되었다. 배움이 적어 취직하기가 넉넉지 않았던 박호찬 씨는
어느 날 집 앞 철로에서 곡괭이 질 하며 일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었다. 나도 일 좀 할 수 있
냐고 물어보니 마침 보수할 구간이 많아 임시직으로 인원을 보강한다는 말을 듣고 바로 지
원하였다. 정직원은 아니었다. 선로반 일은 학벌이 필요치 않았고 체력만 좋으면 되는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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