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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이라야 평생 그것이 전부였지만 깊이 있는 한학을 공부한 까닭에 지금도 소서(素書,
중국의 전략서로서 최고의 지혜와 처세, 치국사상을 제시한 경전)를 펼칠 정도로 내공
이 보통을 넘는다. 그 덕에 살면서 곁에 서책을 가까이 하며 지내었다. 자식들은 모두 최
고의 학부를 보내 뒷바라지를 했고, 이제는 외암리의 팜스테이 민박을 운영하면서 마을
을지키고있다.
그가 송악면의 외암리 이장을 역임한 세월이 약 15년이다. 그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
는 일은 외암마을이 국가지정 민속문화재 236호로 지정되는 과정에 참여한 것이다. 외
암리는예안이씨가다수를차지하는집성촌이지만여러집안들이오순도순정감있게지
내온 한적한 시골마을이었다. 한때 이 마을도 새마을운동을 거치면서 초가집을 고치고
슬레이트 지붕을 씌웠으며 블록벽을 쌓았지만, 국가지정 전통민속마을로 변환하는 계
획을추진하였다.그런데절차중에다시금지붕에초가를얹고현대적인모습을지워내
예스럽게바꿔야하는전제가있었다.이것이야말로마을전체주민들의합의아래적극
적인 협조가 요구되는 일이었다. 주민들의 숱한 오해와 갈등을 다독이면서 대외적으로
는 관청업무에 매진하고, 내부적으로는 자신의 가옥부터 솔선하여 모델하우스 역할을
하면서까지 공을 들여 일을 추진하였다. 그러한 과정을 거쳐 오늘의 외암민속마을이 생
기게 된 것이다. 이 마을은 대한민국 3대 전통민속마을의 반열에 올라 있다. 마을 입구
의 ‘외암동천 동화수석’이라는 간판격의 반석을 정비하고 기왕의 돌담을 정비하였으며,
예안이씨 집안의 전통주와 제조기법을 국가지정 무형문화재로 등극시켰다. 이는 전통의
올바른 계승을 생활에서 실천하는 일이었고 담장장, 초가장을 무형문화재화 하는 기틀
이 되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예로부터 내려오던 전통을 다시 이어서 매년 정월에 마
을 초입에 있는 장승제를 시작으로 노신제와 600년 수령의 마을 수호신 느티나무에 대
한괴목제를되살림으로써마을의일체된화합과옛정신을구현하는데힘을썼다.
평화롭고 정갈한 외암마을이 사실 일제강점기 때는 금광채취로 홍역을 앓았던 적이
있음을 그는 기억한다. 해방이 된 뒤에는 새마을사업과 현대화의 물결에 발맞추어 삶의
변화를 꾀하게 마련이었지만, 이곳이 전통민속마을로 지정된 이후 오히려 많은 제약이
아산시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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