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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칼럼
짧은 생각
현대미술에 대한
그림 그리는 일이 좋아서 그림도 그리고 전시도 하고 그러다 보니 주변 사람들로부터 언제부턴가
‘화가’
라고 불리게 되었다. 이제는 아이 유치원의 부모 직업란에도 우물쭈물‘화가’
라고 쓴다. 그러고는
스스로 화가라는 것이 직업인가? 하는 생각도 하고, 도대체 화가라는 이름의 정체가 뭔가 하고 자신
에게 되물어 보기도 한다. 하지만 딱히 마땅한 답이 떠오르진 않는다. 그래도 화가라고 하면“아 그러
시군요.”하고 고개를 끄덕거려 주니 한편으론 편리한 이름이다. 어쨌든 어물쩡 화가요하고 지내다
보니 사람들로부터 그림에 대해 이런 저런 질문을 받게 된다. 어떻게 하면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는지부터
그림은 어떻게 보는게 좋은지, 또 어떤 그림이 좋은 그림인지 하는 것들인데, 그때마다 머리는 온통
복잡해지기만 하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얘길해야 할지 고민스럽다. 사실 묻는 쪽은 명료한 정답을 바라
겠는데 그림이라는 것을 하다보면 그리 간단하질 않으니 어렵다. 그림을 그린다는 이유로 미술과 관련된
책이나 잡지에 손이 가고, 예술과 관련된 TV프로그램이나 기사를 눈 여겨 보는 편이지만 요즘 논의
되는 현대미술은 그림하는 사람의 눈으로 봐도 그림을 하지 않은 일반인의 눈에 비친 혼란스러움과
별반 다를게 없다.
그림이란 말의 어원은‘그리워하다’
라는 말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몹시 보고
싶을 때 그립다고 말한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그 대상을 그려본다. 그 대상은 사람이기도 하고, 추억이
기도 하고 그 추억이 묻어있는 사물이나 장소이기도 하다. 그리고 어느 때는 구체적인 형상이 없는
막연한 어떤 것이기도 할텐데, 우리는 그런 대상들에 이름을 붙인다. 김춘수의 꽃이나 한용운의 님처럼.
그리고 화가들은 그 대상을 그림으로 그려낸다. 자신이 그리워하는 것들을 그림으로써 타인과 공감
하고 소통하려고 애쓴다. 그림이 만들어 내는 세계는 우리를 매혹시킨다. 화면 위에 펼쳐진 아름다운
빛과 색채들, 그리고 수많은 형상들은 때로는 친근하게 손을 내밀기도 하고, 또 때로는 신비로운 목소
리로 우리를 그림 속으로 초대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초대에 응한 사람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 준다.
그런데, 이 그림이라는 녀석은 변덕스러운 데가 있어서, 어느 때는 퉁명스럽고 고약하게 굴기도 한다.
가끔씩 입을 꾹 다물고 있거나, 아무렇지 않게 고함을 지르기도 한다. 그럴 때 보는 이는 당황하거나
주눅이 든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닌지, 혹은 내 느낌이 정확한지 점점 자신이 없어지고
그래서 그림을 그린 작가에게 설명을 부탁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도 있고,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면
되는 것이라는 말도 듣지만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은 결국엔 보는 사람의 몫이 되버린다. 간혹 모범답안이
있기는 하지만, 어느 것도 정답이 될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어쩌면 처음부터 정답이 없이 그렇게 끝없는
질문들만 존재하는 것이 예술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예술가는 어떤 방식으로든 한시대의
증인으로 존재하며, 작품은 삶에 대한 당대인들의 의식과 사상을 말해준다고 하는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우리도 이제 G20의 의장국으로 나름대로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섰다. 그리고 훌륭한 예술가도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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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_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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