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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지:@내지 09. 05. 14 오? 2:33 페이지 20
따뜻한 공주사람 이야기
나태주 시인의 |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 황새바위 순교성지
나 태 주
_ 시인
_ 전) 장기초등학교 교장
_ 전) 충남 시인협회 회장
해마다 봄이 되면 한 차례씩 공주로 나를 찾아오는 사람이 있다. 공주가
그에게 무슨 성지나 되는 듯 꼭 봄이 되면 어김없이 순례자처럼 공주를 찾
아오곤 한다. 임 형. 나와 동갑내기요 서울서 살면서 시를 쓰는 사람이다.
오기로 약속한 시간 12시 30분. 정확하게 그가 타고 오는 직행버스는 도착
했고, 우리는 점심식사를 한 뒤 이야기를 하기 위해 어디 조용한 장소로 옮
기자 했다. 그러나 우리가 갈 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다른 해 같으면
공산성을 걸었을 텐데 그날은 황사까지 심해서 마음 편히 길을 걸을만한 날
씨가 못되었다. 생각 끝에 우리는 황새바위를 찾기로 했다.
황새바위에 도착하자 임 형은 깜짝 놀라는 눈치였다. 공주에 이렇게 오래
된 천주교 유적이 있었느냐는 것이었다. 어떻게 해서 공주에 이렇게 대단위
의 천주교 순교자가 생겼느냐는 것이 그에게는 요령부득이었던 것 같았다.
그건 나에게도 처음엔 그랬었다. 가까이 역사가 깊은 공주중동성당이 있기
는 하지만 황새바위의 순교자들이 주로 신유박해(1801년)에서 비롯하여 병
인박해(1866년)를 거쳐 1879년까지 지금부터 200년 전에 있었던 것을 보
면 그것은 천주교 전파 초기의 일이 된다. 이렇게 일찍이 공주가 천주교 박
해지가 된 것은 공주에 있었던 충청도 감영과 관계가 깊다. 공주에 있던 충
청도 감영에는 충청도 전 지역을 관장하는 관찰사(뒤에는 감사)가 주재해
있었다. 그래서 충청도 각 고을에서 ‘천주학쟁이’란 이름으로 붙잡혀온 사
람들이 공주로 압송되어 왔다고 한다. 또한 관찰사만이 죄수를 사형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어서 그렇기도 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안내소에서 안내책자 하나를 받아들고 곧장 황새바위 정문으로
들어갔다. 올려다 보이는 몇 개의 돌계단을 바라보며 발걸음을 옮기자 바로
오른쪽으로 커다란 예수상이 한껏 팔을 벌려 우리를 맞고 있었다. 마치 브
라질의 상파울로의 산꼭대기에 있다는 예수상처럼 키가 크고 우람하며 잘
생긴 예수님 모습이다. 예수 상을 스쳐 계단은 계속 위쪽으로 이어진다. 아
주 정갈하게 다듬어 깔아놓은 검정색 돌계단이다. 주변이 또한 우거진 숲이
MAY/JUNㆍ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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