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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시수리시설로수몰된마을이야기
그렇게 작게 시작한 제방 사업과 간척 사업 덕에 모월리의 논들도 사정이 한층 좋아지기
시작했다.갯물이덜들어오니농토에서예전보다훨씬편하게농사를지을수있었고,갯물
덕에벼가빨갛게상해버리는일이훨씬줄었기때문이다.어차피갯벌에서얻을수있는소
득은 다른 바닷가 마을에 비해 제한적이었고, 바닷물이 들어오더라도 농사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더 나았다. 농사에서 얻는 수확이나 소득이 늘어나니 살기가 훨씬 나아짐은 당연한
이치였다. 하지만 그래도 마을의 3분의 1은 먹고 사는 문제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 이
들은소금을구워서팔며먹고살기도했다.
둑으로 만들어진 작은 염전에서 나온 소금들을 그냥 내다 파는 게 아니라 구워서 팔았
다. 그렇게 구운 소금은 최소한 1년에 쌀 네다섯 섬 이상의 소득을 얻을 수 있었다. 농사에
다가 갯벌에서 얻을 수 있는 소금까지 부수입이 생기니 그나마 살만하게 변한 셈이다. 갯물
도 빠지고 농토에서 농사지어 얻는 수확도 나쁘지 않아지고, 모월리 사람들이 주변 간척지
를직접개간하고나면,나라에서그땅을싸게살수있는기회도주었다고한다.원래염전
으로만들려고수로까지다만들었던땅들도정부가불하할때구입한사람들은농토로바
꾸어농사를지었고,지금은갯물도많이빠져서맛있는쌀이생산된다고한다.
마을에는 서낭당도 있었다. 하지만 먹고 살기가 워낙 힘든 때인지라 서낭당은 금세 사라
졌다. 특별한 금기도 별로 없었던 듯싶다. 서낭당에서 제를 지내는 전통이 사라지고, 마을
주민들에게 서낭당이 주는 신성함도 없어지자, 지금 살아계신 마을 어르신 한 분이 서낭나
무를 쉽게 베어서 땔깜으로 쓰셨다고 한다. 서낭당을 그렇게 없애고 동티 같은 거 없으셨는
지를 여쭈니, 그 어르신은 아직도 건강하게 농사지으신다는 말씀까지 전해 들었다. 마을의
고유한 신앙은 예전부터 쉽게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두레도 있었는데 없어진지 오래고, 마
을품앗이할때풍물을기가막히게치고상사소리도할줄아는분도돌아가시어,이제마
을에전통적인풍습은거의남아있지않다.
이제 마을 분들이 모월저수지에 원하는 것은 저수지가 마을의 새로운 수입원이 되는 것
이다. 간척지 내에 직사각형 모양으로 자연적 지형지물의 이용 없이 만들어진 저수지이지
만, 저수지 옆으로 작은 산들도 있고 수질관리 상태도 나쁘지 않으니, 이제 다른 의미로 마
을사람들에게다가서길바라는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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