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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 )으로 인을 행한다. 유학 정치사상은 이렇듯 맹자에 의해 덕치(
)를 명확히 했다. 맹자는
말한다. 성인에 해당하는 탕임금과 문왕은 각각 70리와 100리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은 땅으로도
천하에 왕도를 구현했다. 덕은 상대를 마음으로부터 복종(
)시키는 길이기 때문이다.
패도와 왕도의 논리는 제국주의와 제국의 차이로 대비해보면 현대 세계의 정치판이 축소되어
보인다. 민족주의의 외부적 발현인 제국주의는 한 마디로 팽창주의다. 그것은 끝없는 식민지를
필요로 한다. 그런데 중요한 건 식민지 개척 이후다. 제국주의는 새로운 식민지에 자신들의 법과
양식을 강요한다. 좋게 말하면 자신들과 동등한 대우를 하는 것 같지만, 사실상 제국 본토와 식민지
사이의 위계는 엄연하고 부동의 것이었다. 제국주의는 차이를 무화시키고 고정된 가치로 등질화
한다.
제국은 제국주의와 다르다. 기원전 로마의 번영에는 로마의 스타일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예컨대 로마는 새로 개척된 영토에 자신들의 종교나 법령 등을 강요하지 않았다. 정치적으로 하나가
되면 일종의 자치권이 형성된다. 고대 중국의 봉건제는 이런 점에서 제국의 논리와 통한다. 맹자의
왕도정치가 특히 그렇다. 세상은 모두 천자의 것이다. 천자는 제후들을 임명한다. 하지만 제후들의
영지에서 제후들은 실질적인 지배권을 행사한다. 이때 실질적으로 제후들을 지배할 수 있는 권력은
무력(
)이 아니라 덕( )에서 나온다는 것!
맹자의 유명한‘호연지기(
氣)’
는 왕도의 개인 버전이다. 지극히 크고 굳센 무엇! 강직함
으로 길러서 해롭지 않다면 천지간에 가득차게 되는 것!! 호연지기는 의( )가 모인 것이다. 의란
마땅함, 즉 자신에 대해 떳떳한 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호연한 기운이 의로운가 아닌가는 객관적
인 어떤 잣대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선명하고 뚜렷한 의지에서 평가된다.
내 마음이라고 해서 이것을 사적(
, private)인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때 말하는
내 마음은 외부적인 어떤 것과도 더불어 작용할 수 있는 능동적인 주체를 뜻한다. 우리는 마음이
아니면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한다는 것! 요컨대 마음이란 나로 하여금 나 아닌 것과 만나게
해주는 근원적인 것이다. 언제나 마음은 다른 무엇과 더불어서 드러난다. 그러므로 마음이란
나이면서 내가 아닌 것이다. 의로움의 최후 심급은 마음, 즉 내 마음이다. 요컨대‘스스로 돌이켜
정직하지 못하면 상대가 아무리 비루해도 두려울 수밖에 없고, 스스로 돌이켜 정직하다면 상대가
비록 천만 명이라도 기꺼이 대적할 수 있’
는 것!
유학의 입장에서 맹자는 도의 수호자였다. 맹자가 난세(? )를 살면서도 원칙에 더욱 철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자신의 정치철학을 지식이나 방책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맹자는
요순우탕 등 성인들의 태평성세가 대략 500년을 주기로 순환한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지금 현재
도가 쇠미해졌다고 해서 당장 눈앞의 효과만을 쫓는 것은 자신을 속이는 일이다. 지금이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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