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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있다가 글로 쓴 내용을 다시 옮기는 것이니 이렇게 밖에는 표현
할 길이 없겠다.) ‘남이 알까 무섭다’이건 내가 대답한 말이었다 한다.
‘남이 알까 무섭다니? 그건 좋다는 말인가? 아니면 나쁘다는 말인가? 다
시 그가 물었다 한다. ‘그건 좋다는 말이다. 좋아도 아주 많이 좋다는 말
이다.’내가 또 이렇게 대답했다는 것이다.
세월이란 누구에게나 공평하여 나이란 것을 선물로 주신다. 아무리 외모
가 젊어 보이고 멀끔해 보이는 이문하 교장이라 해도 나이를 비껴 갈 수
는 없는 법. 그도 세월에 따라 회갑을 넘기고 정해진 세상의 규칙에 따라
오랫동안 머물던 교직에서 떠나는 날을 맞게 되었다. 그것은 지난 2월 28
일(2008년). 아, 겉으로 한참 아랜 줄 알았더니 겨우 한 살 차이, 띠동갑
이었다니! 그렇게 그와 나는 같은 연배를 산 사람이었던 것이다.
이문하 교장은 교직 정년을 앞두고 무언가 기념이 되는 한 가지 일을 하
고 싶어 했다. 그만큼 화려한 교직 경력을 지닌 사람이라면 요란스럽게 정
년퇴임식 같은 걸 해볼 만한 일이었다. 허나, 그의 생각은 처음부터 전혀
그렇지 않소이다, 였다. 나는 옆에서 기념문집을 찍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권유했다. 그가 이미 한 사람 전문적 문사로서 교육전문지나 지방신문에
맛깔 나는 칼럼을 자주 발표해온 것을 여러 차례 흥미 있게 읽어온 연유
로서였다.
조금 주저하는 듯싶다가 결심한 듯 책을 한 권 찍어보겠다 했다. 서둘러
원고가 모아지고 거기다가 그 자신이 그린 그림이 또한 책의 삽화로 준비
되었다. 나는 대전의 한 출판사 사장을 소개해주었다. 그는 군말 없이 그
출판사 사장을 받아들여 일사천리로 책을 만들었다. 책을 받아보니 체제가
반듯하고 장정이나 책 속의 삽화가 수준급이었다. 서울의 내로라는 그 어
떤 출판사의 책보다 하나도 뒤지지 않았다. 그런데 책의 제목이‘남이 알
까 무섭다’
였다. 그건 오래 전에 나와 나눈 대화를 중심으로 쓴 글에서 따
온 책의 제목이었다.
정말로 나는 공주란 고장을 남이 알까 무섭게 생각할 만큼 좋아하고 사
랑하는 사람이다. 그러기에 젊어서 부터의 소원 가운데 하나가‘공주에서
집을 얻어 공주 사람으로 사는 것’
이 아니었던가. 이런 내 의도를 이문하
교장이 충분히 읽어내고 글로 쓰고 또 그 제목을 가지고 책을 내기도 한
것이다. 그러고 보면 공주를 일방적으로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공
公州文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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