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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못하는 바입니다만, 성의가 서로 진실하지 않으면 떠나는 것은 군자의
상도(常道)입니다.임금이신하를협박하여떠나게하는것은변고입니다.
그리고 허굉이 아뢴봐, 어렵고 험함을 피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은 좋은 말
입니다. 나라의 큰 일을 당하여 피하려 하는 것 은 아주 옳지 못합니다. 송
(宋)나라 때 누가 교활한 오랑캐 땅에 사신가서 죽는 처지에 빠지려 하였
겠습니까? 소인이 군자를 미워하여 이에 부필을 보냈던 것입니다. 전조(前
229)
朝)
의 일로 보더라도 소인이 정몽주를 중국에 보내어 죽을 지경에 빠지게
230)
하였습니다.
역대에 이와 같은 일이 진실로 많습니다. 소인은 다 피하려
하지만 군자는 어찌 이것을 생각하겠습니까? 모름지기 평소에 그 위의(危
疑)한시기에임하여사절(死節)을다하는사람을배양해야합니다.
지금 주상께서 어찌 신하들을 다 모르시겠습니까? 임금만큼 신하를 잘 아는
이가없으니,이같은신하가있으면우대해야합니다.”
하였다.김구가아뢰기를,
“부자가‘우리 당의 선비들이 뜻은 높으나 일에는 소홀하다. 하였는데, 부
자가 항상 광(狂)자를 일컬으며‘중용의 도를 행할 수 있는 선비를 얻어서
함께하지 못한다면, 뜻 높은 광사(狂士)나 절조 굳은 견사(?士)와 함께 하
리라.’하였습니다. 대게 뜻이 높은 광사는 함께 진취할 수 있으니 그 뜻이
231)
높기 때문입니다. 향원(鄕原)
으로 말하면, 보기에는 어진듯하나 선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중간에 처신하여 끝내 도(道)에 나아갈 수 없고, 만약 세상이
어지러우면 적당히 주선하여 화를 면합니다. 광사는 어느 단계에 이른 선비
인지라 일을 함에 있어서 혹 마땅하지는 못하지만, 기개(氣槪)가 있으므로
성인(聖人)이 그를 취할 것입니다. 비록 일은 소홀하게 처리 하더라도 뜻과
기개가 높고 원대한 사람은 임금이 취해야하니, 말세에도 이와 같은 사람
이 있으면 쓸 수 없다고 하여 버리는 것은 잘못입니다. 성종조(成宗朝)에 사
림(士林)이 기개로서 서로 뜻이 맞았습니다. 그 학문이 정미(精微)한 데까지
추구하지는못하였으나대체로좋았습니다.”
229)전조:고려
230)고려 우왕(禑王) 10년(1384년)에 권신 임견미 의 농간으로 성절사(聖節使)로 명(明)나라에 갔다.
《고려사(高麗史)》권117정몽주전(鄭夢周傳)
231)향원: 고을 사람들로부터 덕이 있는 사람이라고 칭송을 받으나 실제의 행실은 그렇지 못한 사람.
《논어(論語)》양화(陽貨)
190│묵향의본향에서조선4대명필자암김구를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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