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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화의 시어머니도 모진 시집살이를 시켰다. 시집와서 딸 셋을 낳았는데 아들을 못
낳았다고 구박했다. 그리고 무엇이든지 꼬투리를 잡아 탈을 냈다. 오죽해야 딸이 일곱
달만에경기로죽었는데잘죽었다고생각할정도였다.그녀는그래도세동서가녹도에
서 함께 살아 시어머니가 없을 때 서로 웃고 재미있게 지냈다. 이 세 동서가 지금 95세,
93세,88세인데,생존하고있다.
김향화와 복남점에 의하면, 녹도에서는 물이 귀해 빨래하기가 힘들었다. 광목으로 된
바지저고리를 빨려면, 잿물이나 숫물(두부를 짜낸 물)을 받아 빨고, 말렸다가 풀을 먹
인 후, 다듬이질을 하여 빤득빤득하게 만든 후, 다시 바느질을 해서 만들어야 하는 과정
이다.시집살이시키는시어머니들은풀먹인것이마음에들지않으면물에넣어다시풀
먹이고 다듬이질을 하게 하였다. 물도 귀한 곳에서 빨래하고 바느질하는 일은 힘든 일이
었다.명주옷은더힘들었다.풀먹이고다듬이질하는것을‘푸다디미’라고하였다.
녹도는 물을 구하는 것이 문제였다. 샘은 여러 곳에 있었지만 물이 잘 나지 않아 녹도
주민들이 사용하기에 늘 부족하였다. 복남점은 낮에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낮에는 물
을 길어올 수가 없었다. 물을 퍼오면 되는 것이 아니라, 샘에 물이 고이는 대로 두레박으
로 떠서 물통에 담아오는 것이어서 낮에는 엄두도 못 내고 밤에만 물을 길었다. 밤에도
물통을 놓고 순번을 기다려 물을 담아가는데 물이 고이는 대로 두레박으로 퍼 담기 때
문에 샘 앞에서 밤을 지새우기 일쑤였다. 복남점과 김향화는 밤에 순번을 기다리느라고
어업조합창고에보금자리를틀고늘밤을지새우는일이많았다.
복남점은 낮이면 쉴 새 없이 일해 돈을 벌었다. 밭농사를 짓거나 바다에 나가 굴이나
홍합을 따고 해초를 뜯고, 약초를 캐서 팔기도 하였다. 녹도에서 캔 약초는 잔대, 방풍나
물뿌리, 천남생이, 후박나무껍질 등이었다. 나무하는 품을 팔기도 하였다. 부잣집에서는
사람을 사서 풀을 베어 말려 땔감으로 쓰는데, 이런 풀 베는 일을 한 것이다. 집에서 필
요한 나무도 모두 복남점이 하였다. 남편은 외지로 배 타러 갔기 때문에 나무도 그녀의
몫이었다. 풀을 베거나, 솔가루를 긁어 큰 동으로 만들어 이고 왔는데 하루에 8번을 다
녔고, 늦으면 중간에 놓았다가 다음 날 새벽에 가져왔다. 멸치를 잡을 때는 멸치 선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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