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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직에 있으면서 바쁜 업무도 많을 텐데 어떻게 향토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행정직 말단 서기로 근무해올 때 말도 안 되는 불이익이 많았죠. 어떤 계장은 숙직통지서를 가져
가면 지옥놈(?)이 와서 이런걸 돌리느냐고 화내며 놀리고, 동료들도 나중에는 아예‘지옥놈’
으로
부르더라고. 내가 서산농고, 서산중학교 등 동문이 없다보니 당하는 설움이라고 받아들였죠. 그러
던 중 기반 행정업무를 맡은 관계로 동리를 많이 다닐 수 있었어요. 동리로 출장가면 이장들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지역에 특징 있는 이름이 많이 나왔죠. 예를 들면 음암면 문양리에
갔는데 이장이 잠깐‘두름배’
에 갔다 온다고 하는데‘두름배’
가 왜 그렇게 불리는지 연유를 물어도
옛날부터 그렇게 불려져 와서 부르게 되었다고만 말하는 것이었어요. 아! 이런 것을 연구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어요. 그 이전부터 아버지가 씨족이나 집성촌 등에 해박한 지식이 있어
관심이 많았는데 잘되었다고 생각했죠. 1972년 새마을 계장을 하면서 산골 오지로 출장을 많이
다니면서 본격적인 지명사를 쓰기 시작했어요. 아마 이것이 지명에 얽힌 서산이야기의 시초이자
내가 향토사에 애착을 갖고 몰두하기 시작한 계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향토사를 연구하면서 보람 있는 일을 꼽는다면?
영토를 가지고 있지만 역사가 없으면 민족의 정체성이 없어지죠. 반대로 영토는 없어도 역사가
있으면 민족의 정체성을 살려 주권을 회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전자는 터키의 크루드족이 본보기
이고 후자는 이스라엘 같은 국가겠지요. 우리가 독도문제에는 흥분하면서도 지역의 문화재가
파괴되고 방치되는 것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경우가 많죠. 지역이 국가에 우선하듯, 지역 주민들
에게 우리 지역 문화에 대한 관심과 향토사에 대한 애착을 갖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한 것을 보람
으로 느낍니다.
◇ 우리지역에서 유물이 많이 발굴되면서 박물관 건립이 꼭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맨처음 박물관 건립 이야기는 우리지역 사학자들 입에서 나온게 아니라 외지 학자들이 서산이야
말로 박물관이 꼭 필요한 지역이라고 먼저 주장했어요. 국립중앙박물관이 대한민국의 얼굴이
듯이 서산에 박물관이 들어서면 서산의 얼굴이 될 겁니다. 선진 외국에 나가 보면 작은 마을에도
조그마한 박물관이 있어 지역의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어요. 서산 음암면 부장리 유물인 금관
같은 것은 엄청난 유물입니다. 인근 당진, 홍성, 예산에는 이런 유물이 없어요. 그리고 해미 기지리
에서 출토된 흑요석으로 만든 구석기 유물도 가치가 큰 것입니다. 금관이 발견되었다는 것은 주변에
큰 세력이 있었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추가 발굴과 연구가 필요한 것입니다. 현재 국립
중앙박물관에 전시된 보원사지 유물인 철불은 유럽, 미주 등에서 전시할 때 제일 관심을 많이
받는다고 해요. 이런 귀중한 우리지역 유산을 전시할 수 있는 박물관을 짓는 것은 너무나 당연
하고 지역의 자랑으로 후손들에게 남겨야 하겠지요. 그것을 통해 후손들에게 긍지를 갖게하고
금전적 재산보다 무형의 재산이 더 값지다는 것을 우리가 알아야 합니다. 서산의 정신이 무엇이
냐고 물으면 한마디로 대답할 사람이 있습니까? 박물관 건립이 이 물음에 대한 답입니다.
http://seosan.cult21.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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