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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양 시
12.
갓 바
110
온양읍 신인리에 있는 갓바위에 얽힌 전설이다 옛날 이 동네에 마음씨 착하고 부지런한
부부가 살았다고 한다 특히 그 부부는 아내는 남편을 잘 시중들고 또 남편은 아내를 잘 위
해 주어 그 마을에선 금술이 좋은 부부로 평판이 나 있었다 다만 그 부부에게 안된점을 꼬
집는다면 세월이 어느정도 흘렀는데도 슬하에 자녀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던 몇해 후 그 부
부는 가난한 살림이나마 열심히 부지런히 일해서 아주 잘 살게 되었다 한데 남편은 어느
정도 잘 살게 되니까 낭비하는 것도 늘고 거드름을 피우기 시작했다 또 잘살게 되었는데도
밭에 나아가 손수 일하고 길쌈질을 하는 아내가 왠지 불만스럽게 생각됐다 그는 화난김에
동네에서 좀 떨어진 어느 주막에 가 술을 마셨다 그 주막엔 예쁜 여자가 한명 있었는데 그
여자는 욕심이 많고 샘이 많고 간교한 여자였다 그 여자는 그 남자가 온 것을 보고 술을
마시고 있는 그의 불만을 꿰뚫어보고 이제는 잘살게 된 그의 재산을 탐나서 그의 곁에가 아
이를 낳아준다고 꾀었다 남편은 그의 부인에 대한 불만이 있는데다가 부인보다 예쁘고 또
아들을 낳아준다고 하여 그만 그녀의 꾐에 빠져 버렸다 차츰 그는 외박하는수가 늘어났고
전과 다른 사람으로 변해 버렸다 주막에 있는 여자는 어느새 아들을 낳았다 그 여자는 아
들을 낳았다는 이유로 해서 그 남편의 집에 들어가 살겠다고 매일 졸라댔다 한편 그의 아
내는 그와 같은 소문을 듣고 화내기는커녕 남편에게 그 여자와 아이를 집에 데려와 같이 살
자고 했다 그리하여 본부인과 작은 부인은 한집에서 살게 되었지만 본부인은 화를 내지 않
고 그 아들을 마치 자신의 아이처럼 잘 대해 주었다 한데 작은 마누라는 그래도 욕심이 차
지 않아 매일매일 자꾸만 그 남편을 졸랐다 멀리 도망가자고
그 남편은 처음엔 자기
......
부인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 안된다고 했지만 차츰 그 여인의 꾐에 빠져가고 있었다 그리
하여 어느날인가 그 둘이 계획한 일을 실행하기 위해 남편은 보약이라고 해서 본부인을 위
해 지어왔는데 그 속엔 독약이 들어 있었다 어느때 같으면 쳐다보지도 않던 작은 마누라는
손수 그녀의 약을 끓여서 본부인에게 갖다 주었다 본부인은 그것을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그만 그 약을 모두 마셔 버리고 말았다 그날밤 일을 처리한 그 남편과 작은 마누라는 새벽
이 되면 탄로가 날 것 같아 집에 있는 재물을 챙겨서 아이와 남편과 함께 도망을 쳤다 그
들이 마을 입구에 벗어나려 할 때 갑자기 조용했던 하늘에서 천둥과 번개가 치더니 그들 셋
에게 몰려와 도망칠 틈도 없이 그 자리에서 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남편은 갓을 쓴채 그대
로 말이다 그것은 착하고 마음씨 고운 아내를 배반하고 자기 욕심만 차린 어느 남편과 한
남자를 꾀어 사람까지 죽인 작은 마누라에게 하늘이 내린 벌이라고 한다 또한 그 해에는
하늘이 그 일을 너무나 괘씸하게 여겨 흉년까지 들게 했다고 한다 사람은 언제나 마음이
고와야 하는 법 세 개 나란히 있는 갓바위를 볼적마다 어느 것이 올바른 삶인가를 말해주는
것 같다
111
온양읍 용화리
1
보름경에 동네 어른부터 어린 꼬마 아이들까지 지내는 제사가 있다 이것을 일컫어 선황제라
한다 선황제 때에는 온 동네 사람들과 함께 떡을 하고 놀이들도 한다 그 떡을 가지고 제
사를 지낸 다음 먹는 사람들은 장수한다 하여 노인부터 꼬마 아이들까지 그 떡을 꼭 먹는
다 그래서 이 동네에는 큰 행사에 속하고 있다 이 선황제를 잘 지내야만이 이동네가 잘되
고 풍년이 든다고 하여 잊지 않고 정성스럽게 지낸다 한다 그리고 한 여름에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안식처처럼 되기도 하고 잠시동안의 시간이지만 편안하고 시원하게 쉴 수 있다 하
여 동네 사람들 뿐만 아니라 그 나무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머리속에서 꼭 기억되는 나무라
한다 내가 처음 이 동네에 이사오고 나서 얼마되지 않아 선황제가 실시되었다 어린 마음
에 큰 호기심이 생겨 어머니를 다라 제사 지내는 곳에 따라갔다 어린 나로써 처음보는 제
사가 무척 신기하고 또 호기심이 생겼다 왜 이런 나무한테 먹을 것을 많이 놓고 제사를 지
내나 하는 생각을 하며 그 나무를 보니 섬뜩 무서워 보였다 그래서 며칠동안 밤에는밖에
나오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니 어릴적 나는 무척 겁쟁이였나 보다 하찮은 나무같지만 왠지
나의 머리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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