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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에서 탕헤르항까지는 4시간 반 정도 걸렸다. 오늘도 하루종일 버스를 타는 날이었다. 탕헤
르의 밤은 길고 외로웠다. 잠을 설치고 아침식사를 대충 때우고 항구에 도착하니 바람이 세게
불어 겨우 출항을 했고 배는 2천톤급의 작은 페리호였는데 작은 파도에도 많이 흔들려 많은 사람
들이 배멀미에 고통스러워했다. 다시 스페인 최남단 타리파 항에 도착 4시간여 끝에 그라나다에
도착했다. 샌안톤이라는 호텔은 비교적 괜찮은 편이다. 그러나 역시 저녁식사는 별로다.
감기 기운 때문에 또 다시 잠을 설치고 아침에 일어나 샤워 도중 바닥이 미끄러워 크게 넘어
졌다. 엉치에 멍이들고 어깨에 통증이 느껴졌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칠까봐서 혼자서
끙끙거리며 참아내고 있었다.
오늘은 알함브라 궁전 하나 본 것 밖에는 별 기억이 없다. 아랍 양식으로 건축된 궁전인데 내부를
면밀히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 안타까웠다.
7일째 되는 날이다. 오늘은 왠지 굉장한 것을 볼 것 같은 예감에 아침부터 기분이 상쾌했다.
아침 8시부터 버스를 타고 똘레도로 향했다. 스페인의 역사와 숨결이 고이 담겨 있다는 옛 수도
똘레도를 본다는데 흥분되고 있었다. 말로만 듣던 그 똘레도는 역시 천연적인 요새였다. 도시를
중심에 두고 원을 그리며 강물이 깊게 흐르고 높은 절벽으로 궁전을 감싸면서 물과 절벽으로 자연
스럽게 성을 쌓고 있는 요새였다.
건물들도 천년의 역사를 조망해주는 듯 고색찬연했다. 건축물들의 색깔을 자연색을 택하여
친근함을 주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도시의 매력에 빠져들게 했고 한없는 시간속을 여행하는 듯
착각을 주게 했다.
현재 국민소득 3만불이 넘는 스페인의 영광이 여기서 시작됐구나 하는 생각에 잠기며 그 옛날
이 난공불락의 수도를 감히 어느 군대가 넘볼 수 가 있었을까. 역시 이베리아 반도를 접수한 스페
인의 잠재력을 느끼게 한다. 스페인의 영광은 잠시 생각뿐이었고 우리나라 역사의 비통함에 한스
러움이 느껴진다.
똘레도에서 마드리드까지는 2시간쯤 걸렸다. 마드리드는 역시 스페인의 수도다운 멋스러운
도시였다. 오래간만에 한국식당(레스토랑 코리아 한강)에서 밥과 김치맛을 봤다. 김치맛은 형편없
었지만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생선 매운탕도 먹어보고 입맛이 다시 살아남을 느낀다.
오늘 마지막 쉬어갈 호텔은 알메나라는 중류급 호텔이었다. 밤에는 모두 모여 술 한잔으로 회포를
풀면서 환담을 나누고 느낌을 얘기하면서 여행을 마무리했다.
여행은 일주일을 넘겨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루하고 피곤하고 짜증이 난다. 이젠
내일 아침이면 귀국 길인데 모두 내려놓고 마음 편히 마지막 밤을 맞으리라.
http://seosan.cult21.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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