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6페이지

14페이지 본문시작

드라마속 역사읽기
조선시대판 쾌걸 조로,
아래적
19세기 전반의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이곳을 무대로 한 의적 소설인
존스턴 매컬리의『쾌걸 조로』
에서 주인공 조로는 권력을 가진 악당들에게서
재물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준다. 그는 칼로 상대방의 몸에 Z자를 새겨서, 자신이 왔다
갔다는 흔적을 남긴다. 재물을 나누어주는 것만도 고마운 일인데 대담한 쇼맨십까지 보여주니, 힘없는
사람들로서는 통쾌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쾌걸 조로는 정의로운 데다가 대담하기까지 한 의적이었다.
쾌걸 조로를 연상시키는 것이 지난 5월 24일 종영된 MBC 드라마 <짝패>에 나온 아래적들이다.
이들은 주로 탐관오리나 조직폭력단의 재물을 빼앗아 빈곤한 백성들에게 나눠주고, 대자보를 통해
이런 활약상을 홍보함으로써 서민들에게 짜릿함을 안겨주었다. 심지어 이들은 암행어사 일행을 가장
해서 전라도 고창현감을 습격하기도 했다.
쾌걸 조로와 마찬가지로 아래적도 일부러 흔적을 남겼다. ‘내가 왔다’
는 의미의 아래(
)란 글자를
쓴 뒤‘직인’
까지 찍는 것이다. 그들이 아래적(
)이라 불린 것은 그 때문이다. 비슷한 점이 또
있다면, 『쾌걸 조로』
와 <짝패>의 시대적 배경이 비슷하다는 점이다. 『쾌걸 조로』
는 19세기 전반을
배경으로 하고, <짝패>는 조선 제25대 철종의 즉위(1849년) 이후를 다루었다. 다른 게 있다면, 조로는
단독으로 움직이는 데 반해 드라마 속의 아래적은 단체를 이루었다는 점이다. 드라마 속의 아래적은
체계적인 조직을 갖추고 산속 깊은 곳에 본부와 훈련장까지 만들어 두었다.
흥미로운 것은 실제로 19세기 전반의 문학작품 속에서도 아래적이 인기를 끌었다는 점이다. 관료
겸 화가인 장한종(1768~1815)이 편찬한『어수신화』
란 민담집에서 그런 분위기를 포착할 수 있다.
어수신화(
)는‘졸음( )을 막는( ) 새로운( ) 이야기( )’
라는 뜻이다.
『어수신화』속의 아래
적은 조선시대 사람들의 창작품은 아니었다. 13세기 전반에 활동한 중국 송나라 때 작가인 심숙이
편찬한『해사』
란 민담집에 등장하는 아래야(
) 이야기를 번안한 것이다. ‘아래’
나‘아래야’
의미상으로는 별 차이가 없다.
14 |
2011_06

14페이지 본문끝



현재 포커스의 아래내용들은 동일한 컨텐츠를 가지고 페이지넘김 효과및 시각적 효과를 제공하는 페이지이므로 스크린리더 사용자는 여기까지만 낭독하시고 위의 페이지이동 링크를 사용하여 다음페이지로 이동하시기 바랍니다.
상단메뉴 바로가기 단축키안내 : 이전페이지는 좌측방향키, 다음페이지는 우측방향키, 첫페이지는 상단방향키, 마지막페이지는 하단방향키, 좌측확대축소는 insert키, 우측확대축소는 delete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