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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노래?시방은여간해서있지를안해요”(정용옥) !
방아를 찔 때 일이다. 그가 “도구질(절구)을 헐라니게 머리카락
이 여그 잔뜩 묻어 나와요. 그라믄 머리가 아파서 죽겠는겨”.
그때 시어머니가 그에게 이렇게 말씀 하셨다. “부지런히 배야
는겨. 여자라는 것은 도구질 하고, 밥해 먹고 그래야지. 안 그
러면 여자가 아니여. 도구질 하고 밥해 먹고, 베 짜고, 명베 날
고 내고, 그렇게 할 줄 알아야 그게 여자라는겨.” 시어머니는
평소와 같이 집안에서 여자가 마땅히 해야 할 역할에 대하여 말
씀하셨다. 그는 시어머니께 하나 둘씩 살림을 익혀나갔다.
그는 매우 적극적이고 자기주도적인 사람이다. 혼인 후 두 해
정도 지난 어느 날, 그가 스스로 베를 짜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순전히 자발적인 것이었다. 처음에는 시어머니가 베 짜는 전 과
정을 조용히 관찰했다. 그리고 시어머니가 마실 가신 틈을 타서
베틀에 앉아보았다. 그는 시어머니가 하시던 기억을 되살려 베
짜기를 시도해보았다. 하지만 베짜기가 보기에는 쉬웠는데 막
상 해보니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그는 “베틀에 올라 가가지고
짤라니께 짜져? 끊어지고, 끊어지고. 인자 이렇게 되지”라며
웃었다. 그 때 마실 다녀오신 시어머니는 끊어져 있는 베를 보
고 웃으시며 “너는 이거 헐 줄도 모르는데 베만 다 끊어놨냐”고
한 마디 하셨다. 그는 이튿날에도 시어머니가 마실 가신 틈에
다시 베틀에 올라갔다. 베 짜는 방법을 완전히 습득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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